文대통령 전북선대위원장 출신 '캠코더'… 노조 "14조 자산 다룰 역량 검증해야"
  • ▲ 이상직 전 의원. ⓒ연합뉴스
    ▲ 이상직 전 의원. ⓒ연합뉴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산하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신임 이사장 공모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미 이상직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됐다는 설이 돌면서 노동조합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진공 노조는 18일 성명서를 내고 "이사장은 엄격한 공모절차를 통해야하고,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의 역할은 후보들의 역량을 검증하는 것"이라며 "이상직 전 의원을 이사장에 선임하는 절차착수를 위해 임추위가 구성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이 이사장 공모가 마감되기도 전에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지원 사실을 알린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지난 1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진공 이사장 공모에 신청했다"며 "중소기업 창업을 한 경험도 있고 중소기업 분야 전문성이 있으니까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데 (중진공 측에서)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터뷰로 인해 다른 인사들이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며 지원 자체를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전 의원이 2007년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을 창업한 경영인으로, 지난 대선에선 전북선대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도운 '1등 공신'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공모 마감일인 12일 저녁까지 지원자는 한자릿수에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자산규모 14조원에 달하는 중진공 수장 자리에 대한 관심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노조는 "중기부 출범으로 중소기업 지원 업무를 현장에서 수행하는 중진공의 역할과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수년간 채용비리로 몸살을 앓아온 중진공이 이사장 자리마저 낙하산이라는 오명으로 다시 한번 얼룩져선 안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언론에 나서기보다는 스스로 중소기업과 중진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정당한 절차를 따르라"며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낙하산 인사가 중진공 이사장이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기업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임 임채운 이사장은 지난 17일 경남 진주본사 대강당에서 이임식을 갖고 3년 임기를 마무리했다. 차기 이사장은 2월말께 결정될 예정으로, 그때까지 이한철 부이사장이 권한대행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