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임대료 인상률 상한조정… 1월 중 시행령 개정 예정

  • 지난해 임대료가 가장 많이 오른 상권은 서울 종각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종각역은 오피스 상주인구와 지속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요식업종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임대 호가가 강세를 보였다. 다만 높은 임대료로 인해 손 바뀜이 잦았으며, 대로변 점포의 경우 높은 임대료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공실인 곳도 종종 보였다.

    종각역에 이어 이화여대 상권도 임대료 상승폭이 직전연도 대비 19.5% 올랐다. 대현동 일대 경우 ㎡당 6만원 수준으로, 임대 호가가 떨어지지 않았다. 문제는 높은 임대 호가와 달리 상권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위축된 모습이었다.

    이로 인해 신촌로 대로변 이면상권 곳곳에는 임차인을 찾는 플래카드가 걸려있기도 했다.

    망원·연남동 상권 임대료 상승률도 가팔랐다. 지난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망원동 상권 임대료는 2016년 말 대비 15.1% 상승했다. 망원동 상권은 SNS를 통해 '망리단길'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일대 소규모 카페·의류·공방 등이 인기몰이를 했다.

    경의선 숲길을 중심으로 형성된 연남동 상권은 요식업종 중심으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상권 인기가 지속되며 골목 곳곳에 상가주택 리모델링이 활발히 진행 중이었다. 이외 성신여대·건대입구·홍대 등 대학가 상권 임대료로 상승했다.

  • ▲ 최근 1년 간 임대료 마이너스 변동률 5개 상권. ⓒ 부동산114
    ▲ 최근 1년 간 임대료 마이너스 변동률 5개 상권. ⓒ 부동산114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부진을 겪었던 신사역 상권은 지난해 임대료 약세를 보였다. 2017년 신사역 상권 평균 임대료는 2016년 말 대비 17.2% 하락했다. 내국인 수요 유입으로 활기는 이어졌지만 중국인 관광객 대상 SPA·코스메틱 업종 등은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상암DMC 상권은 2016년 말 대비 임대료가 14.9% 하락했다. 상암DMC 업무지역 내 오피스·오피스텔 하층부에 요식업종들이 들어서며 상암초 일대 상권이 비교적 한산했다.

    잠실새내역(구 신천역) 상권도 약세를 보였다. 요식업종 위주로 상권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20~30대 소비층 방문이 줄며 과거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었다. 또 제2롯데월드 등 인근 복합몰로 수요가 분산되며 신천역 상권 위축이 두드러졌다.

    2016년 말 ㎡당 4만9100원이었던 압구정로데오 상권 임대료는 2017년 말 ㎡당 4만2700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장기간 지속되는 상권위축으로 임대료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과거만큼 상권 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인근 청담동 일대로 수요가 이동하는 경향도 보이며 압구정로데오 상권이 유독 한산했다.

    북촌 상권도 2017년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임대료 수준에 개성 있는 점포들이 사라지며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옅어진 가운데 관광수요 및 내국인 유동인구 감소로 빈 점포가 늘어가는 모습이다.

    상권 위축으로 이따금 저렴한 매물이 출시되지만 임대료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임대인 또한 상당해 당분간 예전과 같은 활기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 부담 낮추기 일환으로 상가임대료 인상을 억제하는 내용 등이 담긴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이 개정된다. 정부는 상가 임대료 인상률의 상한을 9%에서 5%로 낮추는 방안을 빠르면 이달 안에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계약갱신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계약갱신기간 연장 등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지만 임대료 인상 억제와 환산보증금 범위 확대로 상가임차인들의 임대료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포괄적 내용을 담은 상가임대차 법개정이 아닌 시행령개정만으로 가시적인 효과가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며 "재산권 침해 등 임대인 반발 속에 관리비 등 임대료 상승분 전가와 같은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상생협약 등 구체화된 내용이 이르면 1월 중 발표될 것으로 보여진다"며 "내수경제와 맞닿아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성 있는 접근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