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證의 SK證 인수, 금융감독원 불승인 가능성 높아LIG證 인수와 다른 분위기…케이프 리스크 위험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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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증권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SK증권 인수 자금조달 방식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쉽게 넘지 못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프투자증권의 SK증권 인수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불승인' 의견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인수 구조와 관련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대주주적격성 심사과정에서 현재의 자금조달구조나 프라이빗에퀴티(PEF) 형태로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당국이 문제삼고 있는 자금 조달구조의 핵심은 케이프투자증권이 SK증권을 직접 인수하는 방식이 아닌 유동성공급자(LP)를 통해 자금을 동원한다는 점이다.


    SK증권 인수를 위해 케이프투자증권은 PEF를 결성하고, 자신도 LP중 한 곳으로 참여하는 전략을 세웠다.


    반면 케이프투자증권의 PEF 출자가 케이프에 대한 대주주 신용공여로 금융당국은 이를 위법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자회사 케이프투자증권보다 자산규모가 작은 모회사 케이프가 레버리지를 일으켜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리스크를 키운다는 우려도 안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같은 점들을 들어 불승인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 같은 방식으로 LIG투자증권을 인수한 바 있다.


    당시 당국이 문제 없이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내줬던 만큼 이번 SK증권 인수 역시 무난히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미 LIG투자증권 인수 과정에서 레버리지를 일으켰던 상황에서 또 다시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면 리스크가 크게 불어날 수 밖에 없고, 금융당국이 이를 문제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예전보다 크게 까다로워진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금융당국의 잣대도 하나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초대형IB의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 인가와 관련해서도 금융당국이 대주주 요건, 과거 제재 이력 등에 대해 꼼꼼하게 들여다보자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등이 예상과 달리 줄줄이 발행어음 사업 진출에 난관을 맞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소비자에 대한 영향을 감안해 금융사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문제는 재무적 부분은 물론 도덕적인 관점에서도 최대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히며 향후에도 같은 기조를 유지할 뜻을 밝혔다.


    문제는 케이프의 SK증권 인수가 무산될 경우 ㈜SK도 공정거래법 이슈에 직면하게 된다는 점이다.


    금산분리원칙에 따라 지난해 8월까지 SK증권 매각을 완료해야 했지만 지연되고 있는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