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9년 연속 현대차 판매왕 선정, 누계판매 5100대 넘어현대차 입사 전 가스배달 등 다양한 경험, 지금의 밑거름 돼
  • ▲ 9년 연속 현대차 판매왕에 오른 임희성 공주지점 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9년 연속 현대차 판매왕에 오른 임희성 공주지점 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올해는 저를 다잡고 영업에 임하려 합니다. 매년 판매 1등을 해야겠다 계획한건 아닌데 제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절로 순위권에 들더라구요. 올해는 순위권에 들 수도 있고 안 들 수도 있겠죠.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을 때의 허무감으로 자존감이 무너질까 그게 제일 두려워요. 올해도 하루 하루 맡은 바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인구 10만이 채 안되는 작은 도시 '공주시'. 그곳에서 수많은 영업맨들을 제치고 9년째 현대차 판매왕 자리를 놓지 않고 있는 이가 있다. 지난 2001년 현대차에 입사해 18년째 공주지점에 근무하고 있는 임희성 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워낙 유명하다보니 언론에서도 많이 다뤄진 인물이지만, 그가 갖고 있는 영업에 대한 철학과 노하우 등을 들어보기 위해 기자는 지난 29일 공주지점을 찾았다.  

    임희성 부장은 "젊은 사람들이 계속 떠나고 있어 현재 공주시의 노년층 비율이 60% 정도 된다. 따라서 예전보다 영업하기 힘든건 사실이나, 이 작은 도시에서 제가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영업하고 있다"면서 "공주시라는 작은 호수에 임희성이라는 돌을 던져 파장을 낼 수 있기에 여기 근무환경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지난 2009년 처음 현대차 판매왕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17년까지 9년 연속 판매왕 자리를 꿰차고 있다. 2001년 8월 현대차에 입사한 그가 지금까지 판매한 차량은 5100대를 넘어섰다.

    임 부장은 "나를 거쳐간 고객만 5000명이 넘으며, 현재 관리하는 고객은 1000명 정도"라며 "하루에 100여통의 전화를 받으며, 고객들 AS 등 사후관리에 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몸으로 뛰어서 받는 피로감보다는 말을 많이 해서 오는 피로감이 더 크다"며 살며시 웃었다.

  • ▲ ⓒ정상윤 기자
    ▲ ⓒ정상윤 기자


    그는 기억에 남는 고객을 묻는 질문에 신입사원 시절을 회상했다. 임 부장은 "신입사원 일때 한 고객이 포터를 사려해 6~7번을 찾아간 적이 있다. 그 고객은 포크레인 기사라 낮에는 현장에 있었고, 고객 부인이 키맨이라 차를 한대 팔 욕심에 부인을 자주 찾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는 고객이 부인과 연락이 안된다며 집으로 찾아가보라고 해서 갔는데, 고객 부인이 맹장에 걸려 혼비백산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업고 응급실에 데려가 수술까지 했던 경험이 있다"고 떠올렸다. 그 고객은 아직 형편이 어려워 차량을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임 부장은 그때 일이 인연이 돼 포크레인 기사와 아직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대차에 입사하기 전 어려웠던 시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임 부장은 "현대차에 입사하기 전 서울에서 터를 잡아보려 가락동 청과시장에서 1년 정도 일했다. 적응이 쉽지 않아 다시 공주로 내려와 50KG이 넘는 가스를 배달하기도 했고, 주유 배달을 한 적도 있다"며 "그런 시절들의 경험들이 현재 이 자리에 오르는데 밑거름이 됐다. 현재 나의 노력이 성과로 바로 바로 나타나 매우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부장이 현대차 판매왕에 오르자 여러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들어왔다. 그는 "다른 훌륭한 회사들도 많지만 내가 처음 발을 디딘 곳도 여기였고, 영업을 하며 고객과 약속을 한 부분이 있었기에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해도 옮길 수 없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내 능력보다는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중요시 여긴다. 현대차가 타사에 비해 영업조직이 체계적이고 투자도 많이 하기 때문에, 스카우트 제의에 쉽게 귀가 열리지 않았다"고 굳건한 애사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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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임 부장은 지금도 짬이 나면 주위 아파트를 방문해 전단지를 돌리고 있다. 그는 "오전이나 오후나 한가해지면 전단지를 들고 나가 돌린다"며 "그런데 시간이 많지 않아 주로 주말을 이용해 전단지를 돌리고 있다. 그때는 아들을 대동해 같이 전단지를 뿌린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 역시 아버지가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주말에 아들을 데리고 나가 같이 일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45살인 임희성 부장은 비교적 이른 나이인 23세에 결혼했다. 현재 슬하에 21살 딸과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을 두고 있다.

    그는 영업 일선에서 고생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따뜻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임 부장은 "사회는 정글이다. 정글의 타잔이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며 "현재 직장이 평생 일할 곳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자만이 그 다음 직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힘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다 보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좋은 기회도 잡을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영업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알려주는게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으로 영업조직에서 후배들과 열정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며 "그런 기회가 온다면 내 영업 노하우를 가르쳐 주면서 후배들과 필드에서 다시 한번 뛰어보는게 제 2의 목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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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