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부터 지주사·계열사 대상 대대적 직권조사... 공정위 부당지원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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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칼날이 K-뷰티의 대표주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을 겨냥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1일부터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이니스프리·퍼시픽패키지·퍼시픽글라스·에스트라·코스비전 6개 계열사에 대한 직권 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조사는 관련 신고를 받거나 정기적으로 벌이는 조사가 아니라 공정위가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벌이고 있다.
공정위는 내부거래를 통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계열사에 부당지원을 해왔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화장품 사업 관련 총 매입액 중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중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공정위는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아모레서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지난 21일부터 현재까지 지주사를 비롯한 계열사에 대한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K-뷰티의 중심에 있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조사를 받으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가뜩이나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으로 인한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등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대적인 조사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한령이 지난 3월15일 내려진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6조290억원, 7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32.4% 감소했다.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매출과 영업이익도 5조1238억원, 59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30% 쪼그라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업계 1위 기업이 조사에 들어가면서 다른 업체로 번지는 게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올 들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논의 등과 함께 공정위 조사까지 불거지면서 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의 칼날이 오히려 위축된 화장품업계를 비롯해 산업 전반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