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정치자금 의혹 등 황창규 회장 수사 진행 속 반대파 목소리 커져"
  • ▲ 지난해, 주총장 입구서 KT새노조 측의 황창규 회장 연임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자 이를 저지하려는 경호 인력들의 모습ⓒ뉴데일리DB
    ▲ 지난해, 주총장 입구서 KT새노조 측의 황창규 회장 연임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자 이를 저지하려는 경호 인력들의 모습ⓒ뉴데일리DB

     

    KT의 정기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지난해 이어 올해도 주총장 내 혼란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황창규 회장 연임을 반대하던 KT새노조의 시위와 고성이 이어지며 주총장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 바 있는데, 올해 역시 안건으로 올라온 '지배구조 개편안'을 놓고 '황 회장이 임기를 지키기 위한 카드'란 주장이 제기되며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가 이번 주총서 다룰 안건은 ▲지배구조 개편안 ▲신임 사외이사 선임 ▲목적사업 추가 등이다.

    특히 지배구조 개편안은 KT가 회장 최종 후보 선정 주체를 기존 CEO추천위원회에서 이사회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기존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CEO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를 심사·선정하고 이사회가 결정하는 구조였지만, 개편을 통해 회장 후보 선정 권한을 이사회(사외이사 8명, 사내이사 3명)로 이관한다는 것.

    또한 후보 심사 기준에는 기업경영 경험이 추가돼, 기존 정관에 '경영경험'이라고만 명시됐던 항목을 '기업경영 경험'으로 구체화했다.

    아울러 개편안은 회장이 사내이사 중 1인을 추천해 이사회 결의로 대표이사를 추가 선임할 수 있도록 복수대표이사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KT 측은 그간 외풍에 취약하다는 비판과 비경영 전문가가 낙하산 인사로 온다는 지적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을 놓고 KT새노조 등 일부 반대세력들은 황 회장이 임기를 지키기 위해 이사회 권한을 강화시켰단 입장이다.

    KT 새노조 측은 "이사회가 2014년 1월부터 2017년 9월 말까지 총 40번의 이사회를 진행하며 총 152건의 안건을 상정해 100% 찬성으로 가결했다"며 거수기 논란에 불을 붙였다.

    특히 신임 사외이사로는 참여정부 인사였던 이강철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 수석비서관과 김대유 전 청와대 경제정책 수석이 선임될 예정이여서, 이들을 활용해 현 정권의 퇴진 압박을 막기 위한 방패로 쓸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KT새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이강철, 김대유 전 청와대 수석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될 전망"이라며 "사외이사로 추천된 참여정부 인사들은 개인 역량이나 인격적 측면에서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통신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 황 회장의 적폐경영을 보호해주기 위한 영입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불법정치자금 의혹으로 황 회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 어느때 보다 반대파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 내부적으로도 이번 주총서 반대파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세력간 충돌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이번 주총에서 스마트에너지와 미디어 등 신사업 확대를 위해 전기안전관리 대행업과 전문디자인업을 목적사업에 추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