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가습기-제습기'도 공기청정 기능 탑재 필수창문 못 열어요… 의류관리기 이어 건조기까지 '낙수효과'
  • ▲ 고농도 미세 먼지가 계속되면서 공기청정기가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삼성 공기청정기 큐브 모습. ⓒ삼성전자
    ▲ 고농도 미세 먼지가 계속되면서 공기청정기가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삼성 공기청정기 큐브 모습. ⓒ삼성전자


    미세 먼지가 가전업계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최악의 고농도 미세 먼지 현상이 이어지면서 올해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2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에어컨·가습기·제습기는 공기청정을 기본사양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의류 관리기와 건조기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 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관련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공기청정기, 이제는 필수 가전으로 

    환경부는 고농도 미세 먼지에 대해 "해외에서 유입되거나 국내에서 배출된 대기오염 물질이 대기 중에 축적됐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해외 대기오염 물질, 국내 대기오염 물질, 대기 정체가 겹치면서 최악의 미세 먼지가 발생한 것이다.

    고농도 미세 먼지 현상이 이어지자 공기청정기를 찾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이달 중순(3월1일~15일) 공기청정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5% 늘어났다. 이같은 흐름은 올 초부터 계속되고 있다. 최두환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장은 "공기청정기를 필수 혼수 가전으로 꼽는 방문 상담 고객이 늘고 있다"며 "공기청정기는 이제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았다"고 했다. 

    2016년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기록했던 공기청정기는 올해 200만대 판매가 유력하다. 시장규모도 2016년 1조원에서 올해 2조원 수준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공기청정기가 2020년 3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는 공기청정기 수요에 대응해 차별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0.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초미세 먼지 감지 센서를 탑재하고 토출 성능을 강화하는 등 성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결합과 분리가 가능한 모듈형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LG전자는 퓨리케어 360°공기청정기를 앞세워 B2B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에어컨-가습기-제습기' 공기청정 기능 탑재

    공기청정 기능을 탑재한 생활가전도 확대되는 추세다. 에어컨·가습기·제습기 등이 대표적인데, 해당 제품들은 주변 공기를 흡수해 다시 배출한다는 점에서 공기청정기와 작동원리가 유사하다. 

    에어컨은 공기청정기를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생활가전으로 꼽힌다. 제조사들은 에어컨을 사계절 사용할 수 있는 가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차별화된 공기청정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제품들은 초미세 먼지 감지는 물론이고 무풍, 자동운전, 인공지능 등을 적용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가습기와 제습기는 공기청정 기능을 적용해 가습 공기청정기, 제습 공기청정기로 거듭나고 있다. 에어컨과 차이가 있다면 렌탈시장을 통한 판매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업체들은 렌탈 고객을 대상으로 필터 무상 교체, 먼지센서 점검, 클리닝 서비스 등을 제공하면서 판로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의류관리기-건조기' 낙수효과 톡톡

    미세 먼지로 수혜를 입는 생활가전도 있다. 옷에 묻은 미세 먼지를 털어내기 위한 의료 관리기와 건조기가 대표적이다. 해당 제품들은 없던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 가면서 생활가전 시장의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의류 관리기 시장을 개척한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스타일러의 판매량은 월 1만대 가량으로 최근에는 호텔과 리조트 등 B2B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옷에 묻는 미세 먼지를 털어내는 '미세 먼지 코스'를 별도로 만들어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상태다. 의류 관리기는 LG전자가 독점하고 있지만 코웨이와 삼성전자의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시장 규모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건조기는 올해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면서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건조기를 사용할 경우 빨래를 말리면서 나오는 먼지를 차단할 수 있고, 창문을 열지 않고 빨래를 말릴 수 있어 미세 먼지 걱정을 덜 수 있다. 최근에는 전기 사용료를 크게 줄인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의류 관리기 시장 규모는 현재 10만대에 불과하지만 매년 두 자리 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건조기의 경우 재작년 10만대 규모에 불과했지만 올해 1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세 먼지 효과라 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