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주춤' 신용대출 '껑충'
  • ▲ 가계대출 증가ⓒ연합뉴스
    ▲ 가계대출 증가ⓒ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부동산 시장 숨 고르기에 주택담보대출은 다소 주춤했지만, 개인신용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총 잔액이 100조원에 육박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4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총 538조36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534조7366억원) 대비 3조6330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1월 4조원 이상 증가한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개인신용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99조7214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1685억원 증가했다. 월간 개인신용대출 증가액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속에 자금을 융통할 길이 막힌 부동산 구매자들이 신용대출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다주택자를 옥죄는 신(新) DTI를 시행 중이며 지난달 은행권에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도 도입했다.

    4월이 통상 직장인들의 자금 여유가 없어지는 시기라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신용대출이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보통 상여금이 지급되는 연말 연초에는 신용대출이 줄었다가 4월부터 늘어나는 계절적인 흐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전월 수준에 못 미쳤다. 
    4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84조878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559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달 말 개인집단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조573억원 늘어난 118조688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1조3790억원)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 
    이는 최근 분양시장 물량 폭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은 현재 잠시 숨 고르기 상황이지만 분양시장은 활황"이라며 "아파트 분양은 이주비, 중도금 대출 등과 연결되므로 집단대출 잔액 증가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