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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최근 댓글 어뷰징 방지를 위한 개편안 중 하나로 '비행기 모드를 통한 IP변경 방식에 대해 통신사에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이통사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아직 네이버 측으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지 않았을 뿐더러, 국제 단말 규격에서 기존 '비행기 모드를 통한 IP변경 방식'을 고정형 IP방식으로 바꿀 수 없도록 규정했기 때문에 본인들의 선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그동안 댓글 조작을 막기 위해 하나의 IP에서 여러 아이디로 접속 경우 해당 IP를 차단하는 보안기술을 설정해놨다.
그런데 최근 드루킹 일당들이 스마트폰 비행기 모드를 이용해 IP를 변경, 댓글을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스크탑 등 컴퓨터의 경우 IP주소가 하나로 고정돼 있지만, 스마트폰은 광역 IP를 사용해 IP가 유동적인데다 비행기 모드를 사용하게되면, 새 IP를 발급받아 사용 전후의 아이피 주소를 바꿀 수 있다.
실제 드루킹 일당은 이러한 방식으로 네이버의 보안을 뚫고 스마트폰 170여 대와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 댓글의 추천 수를 조작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행기 모드 등을 통한 IP 변경 방식의 공격에 대해 통신사의 협조를 요청겠다고 밝혔다.
비행기모드 온오프시 IP가 변경되기 때문에, 이를 컴퓨터의 IP와 같이 고정형으로 바꿀 수 있도록 이통사와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국제 규격과 맞지 않아 이를 본인들이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모습이다.
실제 단말기의 비행기모드 온오프시 IP가 변경되도록 국제 '단말 동작 규격', '네트워크 망 접속 규격'을 통해 이를 일원화하고 있다.
비행시 비행기모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휴대폰이 가까운 기지국을 찾기 위해 최대한의 전파를 발생시킨다. 비행기모드를 사용하면 이러한 전파 발생을 차단하며 다시 오프시 새로운 지역의 기지국을 찾기 위해 새 IP가 생성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유동적 성격의 스마트폰 IP를 고정으로 바꾸게되면 사용자가 어디서 어떤 접속을 하는지에 대한 사생활 논란뿐 아니라 해킹에 노출될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이통사들에게 관련 요청을 하지 않았을 뿐더러, 국제 규격상 비행기 모드 온오프시 IP가 고정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어 관련 내용이 실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일단 네이버 측으로부터 요청을 받게 된다면 검토는 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