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취임 이후 '글로벌 LG' 견인… "100년 영속기업 토대 쌓아"대내외적 경영여건 악화 불구 국가산업 경쟁력, 경제발전' 기여
  • ▲ 구본무 LG그룹 회장. ⓒLG
    ▲ 구본무 LG그룹 회장. ⓒLG


    "저는 LG를 반드시 '초우량 LG'로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꿈꾸는 LG는, 모름지기 세계 초우량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남이 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해서 최고를 성취해왔던 것이 우리의 전통이었고 저력입니다." (1995년 회장 취임사)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9시52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지난 1995년 LG그룹 회장으로 취임해 23년간 LG를 이끈 구본무 회장은 '정도경영', '고객가치', '인재육성'을 강조하며 LG를 글로벌 기업으로 일궈냈다.

    일반적인 재계 총수들의 이미지와 달리 매우 소탈하고 검소한 면모로 잘 알려진 구회장은 사업 추진에 있어선 누구보다 엄격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LG 3대 회장에 취임한 이후 전자, 화학, 통신 등 3개 핵심 사업군을 구축, 국가 산업의 경쟁력을 견인하는 것은 물론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외환위기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불구 경영혁신을 주도적으로 준비하며 영속 기업의 토대를 쌓았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구 회장의 경영철학 역시 생전 LG그룹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어록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다음은 고인의 주요 어록이다.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반드시 고객을 위한 기술,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만족스러운 기술이 아니라, 고객이 만족하고 고객이 평가를 내린 기술이라야 하며, 기술은 첨단이라고 해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해서 유익하게 쓰일 수 있을 때 비로소 값어치가 있는 것입니다." (1995년 10월 LG전자 평택공장 방문)

    ▲"LG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업 구조를 어떠한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구조로 개편해야 하며, 10년, 20년 후에도 지속 성장을 할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하여 역량을 집중해야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1996년 사원과의 만남)

    ▲"외형 위주의 성장을 추구하던 시대는 지나갔으며, 핵심기술 개발을 주축으로 사업경쟁력을 확보하여 구조조정기를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어려운 시기라도 인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기술 우위도 중요하지만 사업의 최종 승패는 시장에서 결정되므로 기술, 생산, 마케팅 등 각 부문이 더욱 긴밀하게 협조해 주시기를 당부합니다." (1998년 10월 연구개발성과보고회)

    ▲"미래의 기회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수익 창출'이나 '선진 경영방식'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 '인재들'입니다. 저는 LG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여러분들이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룬 만큼 보상 받는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도록 할 것입니다. 생동감과 역동성이 넘치는 조직이 되기 위한 여건 마련에도 힘쓰겠습니다.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 주십시오. 그 결실은 바로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2001년 신년사) 

    ▲"지금은 일등이 아닌 기업은 인정해 주지 않는 시대입니다. 경영 환경이 어려울수록, 일등기업은 오히려 진가를 발휘합니다. 일등의 프리미엄이 나날이 커진다는 증거입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일등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해 왔습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일등 LG', 이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달성해야 할 목표입니다.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기업, 경쟁사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배우고 싶어하는 기업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2002년 신년사)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입각해 업적과 능력이 뛰어나다면 남성이나 여성 구별 없이 관리자나 임원으로 조기에 발탁할 것입니다. 여성인력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여성 임원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2002년 4월 여성임원 간담회)

    ▲"우리의 일하는 방식과 사고의 틀이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생존을 걱정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CEO를 비롯한 전 임원들은 현재 어려운 경영여건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미래를 위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2005년 7월 임원세미나)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철저한 실행을 통해 이를 완성하려는 기업문화가 LG에 뿌리내리고 면면히 이어져 나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개선함은 물론,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는 부분도 창조적 파괴를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모델을 개선해야 합니다." (2008년 1월 글로벌 CEO 컨퍼런스)

    ▲"불황을 극복하고 시장의 리더로 발돋움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미래에 대한 투자'였습니다. R&D, 마케팅 분야의 유능한 인력 확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키워갈 수 있는 R&D투자는 줄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2009년 3월 임원세미나)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유비가 삼고초려 하는 것과 같이 CEO가 직접 찾아가서라도 데려와야 합니다. 좋은 인재가 있다면 회장이라도 직접 찾아가겠습니다." (2011년 9월 인재개발대회)

    ▲"올 한해 융복합 기술과 같이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에서 중장기 R&D를 강화해야 합니다. 지금 씨를 뿌리지 않으면 3년, 5년 이후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확신과 용기를 가지고 과감하게 미래에 투자해야 합니다." (2012년 신년사)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상품 창출을 위해서는 R&D가 필수적이고, R&D 인재들이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마곡에 대규모 융복합 R&D 단지를 만들고 있고 그곳에 최상의 시설 그리고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입니다." (2015년 2월 테크노 컨퍼런스)

    ▲"주력사업 및 성장사업 성과와 연결되는 연구개발을 통해 R&D의 생산성을 높이고, 핵심·원천 기술 개발로 R&D가 미래 준비의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사업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추어 도전적인 연구개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반드시 성과로 연결시켜야 합니다." (2017년 3월 연구개발성과보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