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쟁력 원천은 '인재… 우수 인재 확보 위해 '삼고초려' 나서국내 최대 융복합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 구축… R&D 역사 새로 써
  • ▲ 2011년 2월 구본무 LG그룹 회장(오른쪽)이 LG화학 오창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LG
    ▲ 2011년 2월 구본무 LG그룹 회장(오른쪽)이 LG화학 오창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LG


    20일 별세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LG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R&D(연구개발)'와 '인재육성'을 강조했다.

    지난 1995년 LG그룹 3대 회장에 취임한 이후 '영속기업 LG'의 해답은 R&D와 인재라는 신념과 의지로 아낌없는 투자와 육성에 열과 성을 기울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R&D와 인재에 아낌없이 투자해야 미래에 기회가 왔을 때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구 회장의 신념은 LG를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려놓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구 회장은 "LG의 변화와 혁신의 중심은 우리 구성원들이며 구성원들의 자세와 생각이 LG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강조하는 등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인재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인재경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취임 해인 1995년부터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인 'LG글로벌챌린저'를 실시하며 대학생들의 열정과 도전을 지원했으며, 2004년부터는 탐방 결과가 뛰어난 팀에게 LG 입사자격을 부여하는 등 우수 인재 발굴의 통로로도 활용토록 했다.

    지난 2011년 열린 인재개발대회에서는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유비가 삼고초려 하는 것처럼 CEO가 직접 찾아가서라도 데려와야 합니다. 좋은 인재가 있다면 회장이라도 직접 찾아가겠습니다"며 인재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후 이듬해인 2012년부터는 석·박사급 R&D 인재들을 초청, LG의 R&D 현황과 비전을 소개하는 'LG 테크노 콘퍼런스'를 매년 개최하도록 했으며, 콘퍼런스에 줄곧 참가해 우수 인재들을 직접 만나며 인재 확보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구 회장의 이 같은 인재 사랑은 '성과주의'에 기반을 둔 것으로 개개인이 창출한 성과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차별적인 보상을 받을 때 능동적 조직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는 신념이 담겨있다.

  • ▲ 2004년 3월 LG디스플레이(前 LG필립스 LCD) 파주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오른쪽 세번째). ⓒLG
    ▲ 2004년 3월 LG디스플레이(前 LG필립스 LCD) 파주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오른쪽 세번째). ⓒLG

R&D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 역시 LG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구 회장의 한계 없는 R&D 경영이 LG를 오늘날의 글로벌 기업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구 회장은 2008년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R&D는 LG가 일등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힘의 원천입니다. 선진기업의 파상 공세와 후발 기업의 맹렬한 추격을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은 R&D에 있습니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제조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려면 제조업의 본질인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과 이를 제품으로 연결하는 실행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임기간 동안 일관되게 '시장을 선도할 핵심·원천기술 개발'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LG는 지속적으로 R&D 투자를 늘려오며 지난해에는 그룹 전체에 약 6.9조원을 R&D에 투자했다. 연구개발 인력도 꾸준히 확보함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R&D 인력은 약 3만3000여명에 이른다. 

LG사이언스파크는 구 회장이 2014년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4조원을 투자한 R&D 경영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축구장 24개 크기인 약 17만㎡(약 5만3000평) 부지에 연면적 111만㎡(약 33만5000평) 규모, 연구시설 20개동으로 이뤄진 국내 최대 융복합 연구단지로 LG의 시장선도 제품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첨단 R&D의 메카'로 불린다.

구 회장은 LG사이언스파크 건설기간 중에도 영하의 추운 날씨에 건설 현장을 찾아 "R&D 인재들이 창의적으로 연구 활동에 몰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며 시설을 꼼꼼히 살피는 등 각별한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