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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사들이 대내외적 악재에 감산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성수기로 꼽히는 4~6월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2분기 각각 주력 제품인 철근과 후판 생산량을 줄일 예정이다. 감산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양사가 이같은 결정을 한 이유는 다르다.
현대제철은 시황 악화에 따른 적자 판매를 견디지 못해 철근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 제철소로부터 소재 공급이 원할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후판을 줄여야 하는 실정이다.
현대제철은 5월말부터 6월에 걸쳐 6만톤 규모의 철근 감산을 진행한다. 5월 중순 당진공장 설비고장으로 약 2만톤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까지 감안하면, 2분기에만 8만톤을 줄이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건설 시황 악화에 비가동이라는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감산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달 감산계획을 보면 포항 봉강압연공장이 28~31일, 인천 소형압연공장이 29~31일, 당진 철근압연공장이 30~31일 일제히 가동을 중단한다. 인천 철근압연공장을 제외하고 모두 비가동에 돌입하기에, 사실상 전면적인 생산중단이라는게 업계 판단이다.
현대제철은 5월말 3개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약 2만5000톤~3만톤의 감산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6월 감산 계획은 각 공장과 협의 중이지만, 적어도 3만톤 이상 줄이겠다는게 내부 의지다.
동국제강은 소재 공급 차질이라는 내부 악재로 후판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동국제강은 후판 생산의 원소재인 슬래브를 브라질 CSP제철소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 CSP로부터 공급받는 슬래브가 선적 문제 등으로 납기가 지연되며 후판 생산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동국제강은 현대제철과 도쿄제철에서 소재를 조달해 생산량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그 양이 많지 않아 일부 감산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원자재 확보에 다소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당분간 생산량을 조절할 수 밖에 없다. 공급 축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모두 주력 제품인 철근과 후판을 대내외적 요인으로 감산하면서, 2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제철은 올 1분기 경영실적에서 전년동기 대비 16.1% 감소한 293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동국제강 영업이익 또한 전년 대비 64.3% 줄은 206억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를 제외한 다른 철강사들 실적 호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성수기인 2분기에 이같은 실적을 내면 올 한해 좋은 결과를 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