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중심 경영과 주주권익 보호 강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와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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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이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쇄신을 단행한다.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하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활성화하는 한편, 그룹의 경영기획실을 해체하기로 했다.

    3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을 의결했다.

    한화S&C는 그룹 내 시스템통합(SI) 업체, 한화시스템은 방산 계열사다. 이로써 오는 8월 '한화시스템'이라는 사명으로 합병법인이 출범한다.

    한화S&C는 그동안 한화그룹 내 일감몰아주기 대상으로 지목돼 왔다. 이에 한화는 지난해 한화S&C를 에이치솔루션(H솔루션)과 한화S&C로 물적분할하고, 한화S&C 지분 44.64%를 스틱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당시 분할로 '3형제→에이치솔루션→한화S&C'의 지분 구조가 형성됐다.

    한화S&C는 에이치솔루션의 지배를 받는 구조를 만들어 현행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했지만 여전히 오너 일가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때문에 한화S&C를 한화시스템과 합병해 총수 일가 지분율을 20% 아래로 떨어뜨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화그룹이 한화S&C의 합병 대상 계열사로 한화시스템을 낙점한 것은 양사의 기업가치가 비슷하고 비상장사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 모두 합병 시 예상되는 주주 반발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얘기다. 

    양사간 합병 비율은 주식 수를 감안한 주식가치 비율인 1:0.8901 (한화시스템: 한화S&C)로 설정했다. 합병법인 출범 시 지분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약 52.9%로 최대주주가 되며 에이치솔루션이 약 26.1%, 재무적투자자(스틱컨소시엄)가 약 21.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치솔루션은 합병법인 보유지분 약 11.6%를 스틱컨소시엄에 매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합병법인에 대한 에이치솔루션의 지분율은 약 14.5%로 낮아지게 되며, 스틱컨소시엄의 지분은 약 32.6%로 높아진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 및 매각을 통해서 합병법인에 대한 에이치솔루션의 지분율이 10% 대로 낮아짐으로써 공정거래법 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취지에 실질적으로 부응하게 된다"며 "에이치솔루션은 향후 합병법인에 대한 보유지분 전량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 한화S&C-한화시스템 합병 이후 지배구조. ⓒ한화
    ▲ 한화S&C-한화시스템 합병 이후 지배구조. ⓒ한화
    ◆이사회 중심 경영과 주주권익 보호 강화

    또 한화그룹은 이사회 중심 경영과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 실행키로 했다.

    우선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출신 사외이사 임명을 지양할 예정이다.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 제도를 도입해 사외이사 후보 풀을 넓혀서 추천 경로를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사회 내 위원회 제도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내부거래위원회를 개편하고, 상생경영위원회를 신설한다.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심의하는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들로만 구성해 심의함으로써 보다 엄격하고 객관적으로 심의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새로 신설되는 상생경영위원회 역시 사외이사들로만 구성한다. 이와 함께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주주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 제도도 도입한다. 주주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는 이사회에 참석해 주주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하게 되며, 주주들의 의사 전달이나 각종 소통 창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경영기획실 해체 및 계열사 독립

    한화그룹은 이사회 중심 경영 및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그룹 경영기획실을 해체한다. 대신에 지주사 격인 ㈜한화가 그룹을 대표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그룹단위 조직으로 대외 소통강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위원회와 준법경영 강화를 위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신설해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커뮤니케이션 관련 임원들로 구성되고 그룹 브랜드 및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CSR), 대외협력 기능 등에 관해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집행하게 된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각 계열사들의 이행여부 점검 및 관련 업무를 자문·지원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경영기획실 해체와 커뮤니케이션위원회 및 컴플라이언스위원회의 신설·운영으로 각 계열사에 대한 합리적인 지원 기능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며 "각 계열사는 지원을 바탕으로 강화된 각 계열사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책임경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