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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갑질 제보가 이뤄졌던 대한항공 제보방(단톡방)의 관리자(한명 혹은 여러명)가 자정을 기점으로 나갔다. 이른바 대한항공 직원연대 공동대표인 박창진 사무장이 조종사노조(KPU)와의 연대를 제의한지 하루만이다.
8일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 근절과 퇴진을 요구하던 대한항공 제보방 5곳의 관리자가 7일 밤 자정을 기점으로 모두 나갔다.
이 단톡방들은 그동안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사건으로 야기된 조 회장 일가에 대한 갑질 제보가 이뤄지던 곳이다. 제보에 이어 촛불집회 등 조 회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던 공론의 장이었다.
하지만 이곳을 관리하던 관리자가 모두 나가버렸다. 관리자가 한 명인지 여러명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당초 순수하게 만들어진 단톡방의 선장이 사라진 셈이다.
당초 단톡방 관리자들은 민주노총 등 외부세력이 개입해 본질을 왜곡하는 것에 거부감을 표시해왔다. 점차 직원연대가 외부세력에 의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탈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7일 대한항공 직원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창진 사무장이 조종사노조에 대해 공식 사과하는 동시에 연대를 제의한지 하루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에 대해 박창진 직원연대 공동대표는 오늘 내분이 일어났음을 스스로 시인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 측은 “관리자님은 조종사노조에 사과할 뜻이 없었지만, 지난 7일 직원연대 이름으로 조종사노조를 폄훼한 것을 사과하고 연대를 제의하자, 자신의 뜻과 맞지 않아 활동을 그만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측면에서 의견차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단톡방 관리자는 처음부터 노조와 정치, 외부단체에 대한 얘기를 금지하자고 했다는 것이다. 천천히 내부의 힘을 키우자고 주장했지만, 직원연대가 외부세력에 의해 휘둘리면서 다른 노선을 가게 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성명 발표에 있어 직원연대와 관리자가 사전에 충분히 조율하지 못하고 의견을 공유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소외됐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결국 순수성을 잃어버린 직원연대에 회의감을 느낀 단톡방 관리자가 활동을 중단하면서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