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학위-조양호 이사장 자격 취소하라"… 교육부, 인하대·학교법인에 징계요구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의 부정 편입학·학사학위 취득과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이 사실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하대 편입학 및 정석인하학원 회계운영에 관한 사안 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조원태 사장의 부정 편입학 의혹, 법인 운영 문제점 등이 제기되자 올해 6월 교육부는 인하대와 정석인하학원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조 사장은 1998년 인하대 편입학 자격을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인하대는 전문대 졸업자 등에게 편입학 지원 자격을 부여했는데, 조 사장은 미국의 한 전문대에서 33학점을 취득하면서 졸업 기준인 60학점 이상 채우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인하대는 편입학을 승인했다.

2003년 당시 학사학위 취득과 관련해, 140학점 이상 취득해야 했지만 조 사장은 120학점을 이수한 상황에서 학위를 받았다. 인하대는 조 사장이 1997년 미국의 한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21학점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총 141점으로 자격을 갖췄다고 본 것이다.

이에 교육부는 당시 조 사장은 학점근신기간으로 교환학생으로 갈 수 없었고, 해당 학점은 효력이 인정되지 않은 협약에 근거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교육부 조사에서 인하대 편입학 운영 과정에서의 부정적 사례도 확인됐다. 2015년 재외국민 편입학 전형에서 지원 자격에 미달한 학생 1명을 받아줬고, 선발 가능인원이 없는 학과에서 2년간 2명의 편입학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하대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을 상대로 진행된 조사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도 드러났다.

2012~2018년 법인 빌딩 청소·경비용역을 조양호 정석인하학원 이사장(한진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31억원을 지급했다. 인하대 부속병원 시설공사과 관련해 조 이사장의 특수관계 업체에 맡기고 공사비 42억원을 부담하게 한 뒤 약 15년 간 시설 임대료를 가져갈 수 있도록 했는데, 이 기간 수입총액은 147억원으로 공사비의 3.5배에 달했다.

조 이사장 자녀에게 병원 내 커피점을 저렴하게 임대해 손실을 끼쳤고, 의로정보 서버 소프트웨어 구입비 등 물품 용역비 80억원을 이사장과 특수관계인 업체 2곳과 수의계약했다고 교육부는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조 이사장의 부인이 이사장으로 있던 공익법인에서 추천한 외국인 장학생 35명의 장학금 6억여원을 교비회계에서 지급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교육부는 인하대에 조원태 사장의 편입학 승인과 학위, 조 이사장의 임원 자격을 취소할 것을 통보했다.

장학금 교비집행, 부속병원 시설공사 및 임대차계약 부당 행위 등에 대해 교육부는 조양호 이사장의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하기로 하고 특수관계 업체 계약 등에 대해선 검찰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