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식 위해 오전 10시쯤 출경, 오후 4시쯤 입경 예정북측 인사들과 남북 경협 관련 논의 있을지 여부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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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4년 만에 방북길에 올랐다.
3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경 현 회장을 비롯한 이영하 현대아산 대표 등 현대그룹 임원 14명이 강원도 고성 출입국사무소에 도착했다.
짙은 남색 투피스 정장을 입은 현 회장은 "오랜만에 가게 됐다. 잘 다녀오겠다"는 짧은 인사를 취재진들에게 남긴 채 출경장으로 향했다.
현대그룹 방북단은 오전 10시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금강산으로 향했다. 추모식을 치른 뒤 오후 4시경으로 남측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추모행사가 재개되는 것은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현대그룹은 정 전 회장이 타계한 2003년 8월 4일부터 2015년까지 매년 금강산특구 온정각 맞은편 추모비 앞에서 추모식을 열어왔다.
하지만 2016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 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요청은 했지만 북측이 방북을 거부하면서 행사가 무산된 바 있다.
현 회장이 남편인 정 전 회장의 금강산 추모식에 참석한 것은 4년 만이다. 현 회장은 지난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2009년과 2013년, 2014년 등 모두 3차례 북한을 찾았다.
이번 방북길에 북측 인사와의 접촉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이 방문하면 보통 아태평화위에서 현대그룹을 담당하는 인사가 마중을 나온다"며 "이번에는 현지에 도착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현 회장 방북 당시에는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 겸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현 회장 일행을 영접했다.
만약 북측 인사와 접촉할 경우 남북경협 등 대북사업 재개에 대한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다만, 공식일정은 추모식 참석으로 끝날 예정이라 북측 인사와 따로 대화를 나누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관측도 있다.
현대그룹은 이미 지난 5월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하는 등 대북 사업 재개를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 TF 팀은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주요 계열사 대표가 자문으로 참여해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관련 사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현 회장은 이날 오후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언론에 추모식 행사 등에 관해 설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