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중으로 통일부에 북한주민 접촉 신청 제출현대그룹, 남북경협 논의 앞당길지에 이목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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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금강산 관광 2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올해 들어 세번째 방북을 앞두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가 급진전하면서 방북을 준비하는 현대그룹도 오랜만에 활기찬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내달 18일 북한에서 금강산 관광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기 위해 다음주 중으로 통일부에 북한주민 접촉 신청을 제출할 예정이다.
현대그룹이 북한 접촉 승인을 받게 되면, 북한이 행사 일정과 내용을 확인한 뒤 방문동의서를 보내고 통일부의 허가에 따라 현대그룹에 방북 자격이 주어지게 된다.
이번 행사가 계획대로 북한에서 열린다면 지난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금강산 관광 기념식은 20년 전인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후 매년 개최됐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문을 닫게 됐다.
지난 2014년 마지막으로 열린 기념식에는 현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등 22명이 참석했다. 현 회장은 당시 "북측과 공동기념 행사를 열었고 연내에 금강산 관광재개를 위한 물꼬를 트자는 뜻을 함께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현대그룹은 어떤 식으로 행사를 진행할지 내부 회의를 통해 논의 중에 있다. 20주년 행사인 만큼 특별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이다. 다만, 행사 규모와 참석명단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20주년인 만큼 의미는 남다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며 "이달 말이나 돼야 행사를 어떻게 진행할 지 윤곽이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정은의 확고한 대북사업 의지…이번 방북에서 남북경협 논의 이뤄질까
현정은 회장의 대북사업 의지는 확고하다. 현 회장은 평소 신중하면서도 차분한 성격으로 언론에 나서는 것을 꺼리지만, 대북사업에서만큼은 '맏형'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한 특별수행단 친목모임에도 현 회장은 기업 총수로는 유일하게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이날 모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가 여럿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다른 일정으로 불참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번의 북한 방문에서도 현 회장은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평양방문 후 "남북경협의 개척자이자 선도자로서 현대그룹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담한 마음으로 남북경제 협력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방북이 성사되면, 남북경협과 관련된 논의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금강산과 개성공단 등 북한 내 인프라가 아직 견고히 남아있어 남북경협 사업에 가장 앞장설 기업으로 거론된다.
북한의 변함없는 신뢰도 현대그룹에게 긍정적이다. 지난 8월 고 정몽헌 전 회장의 추도식에서 북한 측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아태는 언제나 현대와 함께할 것"이라며 현대그룹에 대한 신뢰감을 나타냈다.
현대그룹은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시설과 전력과 통신, 철도,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수자원, 명승지관광사업 등 7개의 기간사업 관련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지난 5월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현대그룹 남북경협 TFT'를 구성하고 매주 회의를 열고 있다. 대북사업 이슈가 생길때마다 수시로 회의를 열고 기존 사업을 미리 점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