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정체 국내 시장에 새먹거리로 할랄식품 주목제주도발 난민 공포에 여론 공포 확산업계 황당, 자칫 거론될까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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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불리면서 업계가 공들여 키워온 '할랄(Halal)푸드'(무슬림이 먹는 음식) 시장이 '난민 공포 확산'으로 불똥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업계가 새로운 먹거리로 할랄식품을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식품 업계의 블루오션 '할랄시장 공약'국내 시장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품업계는 최근들어 할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할랄 식품 규모는 2013년 기준 전 세계 식품 시장의 약 17%인 1조3000억 달러에서 내년 21%인 2조5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할랄 시장의 63%가 집중돼 있는 아시아 지역을 기회의 시장으로 삼고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메뉴를 개발하거나 할랄 인증을 받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을 중심으로 주요 이슬람 국가 라면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곳은 2011년 4월 부산공장에 할랄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할랄신라면을 선보였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40여개 이슬람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14년 KMF 할랄 인증에 이어 2017년 9월에는 인도네시아 MUI 할랄 인증을 받아 올해부터 할랄푸드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팔도는 올해 국내 어린이 음료 중 최초로 '뽀로로음료'로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관광객 증가와 국내에서도 할랄식품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업계가 할랄푸드의 국내 판매를 확대되고 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무슬림 수는 13만명으로 이중 한국인은 3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신세계푸드는 국내 할랄푸드 시장을 육성하고 동시에 한국을 찾는 무슬림 관광객을 통한 대박라면의 입소문을 내기 위해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한 대박라면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 난민 공포 확산에 업계 '당황'하지만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과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에서는 특정 종교와 국가 출신 난민들에 대한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 6월 13일부터 한달 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난민법 폐지 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71만명을 넘어 게시판 개설 이래 최고기록을 세웠다. '난민에 대한 신원검증 등 심사 강화하겠다'는 청와대의 답변에도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난민법 폐지를 주장하는 청원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달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2018 할랄 푸드 페스티벌'에서도 보수 개신교인들의 집단 항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여론이 계속되면서 자칫 불똥을 맞지 않을까 업계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불매운동을 벌여야 할 기업이라며 할랄 인증을 받은 기업들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이슬람과 조금이라도 관련 있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면서 "아무런 연관이 없지만 기업 입장에서 자짓하다 거론될까 홍보에 소극적으로 돌아설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한국의 이미지만 나빠질까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