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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침체와 미국 금리인상, 달러화 강세 흐름, 터키 금융위기 등 겹악재로 펀드 수익률이 추락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금펀드, 코스닥벤처펀드 등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판매되는 펀드들이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에 고심 중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 침체 국면이 지속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10% 안팎으로 떨어졌다.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국내 주식형 펀드 891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지난 16일 기준 -10.48%를 기록했다.
특히,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12.13%)는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선별해 운용하는 액티브 주식 펀드(-8.40%)보다 수익률이 더 낮았다.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1·3·6개월 평균 수익률도 각각 -4.10%, -9.12%, -8.94%로 모두 평가 손실을 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부진은 올해 증시가 내리막길을 걸은 결과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 28일) 종가와 이달 16일 종가를 비교하면 코스피는 9.19%, 코스닥지수는 4.66% 각각 하락했다.
지난 16일 코스피 종가는 2240.80으로, 지난해 5월 2일(2219.67) 이후 15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산업과 바이오 산업에 대한 우려, 기관투자자의 자금이탈 등 다양한 악재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주식형 펀드가 수익을 내지 못하자 투자 자금도 이탈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791억원 감소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이 기간 9395억원 늘었다.
금펀드 역시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 흐름 속에 성과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연초 이후 테마별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금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 17일 현재 -14.86%로 집계됐다.
금펀드의 저조한 수익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상 흐름 속에 터키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불안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금과 달러는 보완재 성격의 안전자산으로 취급돼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대체 투자수단인 금값은 내려간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올해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고 경기까지 좋다 보니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갈등 속에 신흥시장 불안마저 달러 강세를 강화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안전자산인 금도 이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해 금펀드가 맥을 못 추고 있다"며 "특히 현물보다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의 성과가 더 저조하다"고 말했다.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 독려해온 코스닥벤처펀드의 수익률도 최근 시장 부진으로 맥을 못 추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 12종목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지난 17일까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벤처펀드 역시 최근 코스닥 급락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지만 추가 조정 여지도 남았고, 반등 폭도 당분간 제한적일 전망이기 때문에 코스닥벤처펀드의 수익률 전망도 어둡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