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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개발 소식에 '흔들리는 2기 신도시'

인프라 구축 더딘데… 추가 공급 소식에 집값 하락파주·김포 등 집값 약세 속 검단 인근 미분양 발생도고양시의회 의원 등 "새 개 발계획 '양극화' 심화, 철회해야" 주장도

입력 2018-10-04 03:58 | 수정 2018-10-04 07:00

▲ 인천 서구 검단지구 택지개발사업 부지. ⓒ연합뉴스

2기 신도시가 흔들리고 있다. 해결되지 않는 교통 문제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2기 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 3기 건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다.

4일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된 인천 '검단오류역 우방아이유쉘'의 경우 410가구 모집에 92건 접수에 그치면서 전체의 77.6%인 318가구가 미분양됐다.

이 단지는 2기 신도시 마지막 주자인 검단신도시 인근에 위치한 입지다. 하지만 지난해 준공된 서구 '검단 SK뷰', '아시아드 대광로제비앙', '검단 우방아이유쉘' 등이 지난 5월까지도 미입주로 곤욕을 치른데다 이번 분양에서도 흥행을 거두지 못하면서 이달 첫 공급을 앞두고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인천 서구 A공인 대표는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상황이 비슷하겠지만, 검단의 경우 과거 스마트시티 사업이 무산되면서 인근 집값이 하락한 경향이 있다"며 "집값이 바닥을 찍은 터라 실수요자에게 좋은 기회이지만 공급 물량이 많고 아직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에 단기적 투자이익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 불로동, 원당동, 마전동, 당하동 일원에 조성되는 검단신도시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와 인접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강남권 접근성 한계로 인근 지역 집값도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분석 결과 마전동 '검단 힐스테이트' 전용 84㎡(13층)의 지난 8월 매매가는 2억7900만원으로, 지난해 10월 2억9800만원보다 1900만원 떨어졌다. 원당지구 '대림 e편한세상' 전용 84㎡(14층)의 지난달 매매가도 지난해 11월보다 800만원 떨어진 2억4700만원에 머물렀다.

2기 신도시는 검단을 포함해 서울 송파구 위례, 경기 성남시 판교, 파주시 운정, 수원시 광교 등 10곳이다. 이 중 강남권과 인접한 위례·판교·광교·동탄 등을 제외하면 최근 1년간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거나 변동이 없는 등 약세를 보였다.

파주시 목동동 '해솔마을3단지 운정현대' 전용 84㎡(16층)의 지난 8월 매매가는 2억4600만원으로, 지난해 11월 2억6100만원보다 1500만원 줄었고, 같은 기간 김포시 장기동 '청송마을(현대2)' 전용 84㎡(14층)의 매매가도 900만원 감소한 2억7500만원에 그쳤다.

이 같은 일부 2기 신도시의 집값 약세는 자족기능 부재와 교통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2기 신도시는 기본적으로 서울 도심과의 거리가 멀다"며 "최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개발되고 있지만, 처음 신도시를 발표할 때 교통계획이 나오지 않아 수요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 경기 고양시 아파트단지 전경. ⓒ연합뉴스

여기에 정부가 3기 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2기 신도시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국토부는 9.21대책을 통해 서울 11곳, 경기 5곳, 인천 1곳에 총 3만5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고 향후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대규모 택지 20만가구와 중소규모 택지 6만5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3기 신도시 예상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은 대부분 서울 도심에서 20~30㎞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30㎞ 이상 떨어진 2기 신도시에 비해 지리적 요건이 더 우수하다는 평이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2기 신도시가 양극화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재 약세인 지역의 자족기능 부재와 교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3기 신도시 출연 후 양극화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기 신도시 지역민들 역시 반발하고 있다.

운정신도시 한 주민은 "과거 서울 집값을 잡고 서울 인구를 분산시키기 위해 자족도시의 기능과 광역교통을 갖춘 2기 신도시로 만든다고 홍보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지 오래"라며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공분을 더 이상 사지말고 3기 신도시 카드를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기 신도시 지역민 뿐만 아니라 3기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에서도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명시 측은 "지난 40여년간 수도권 주택난 해소라는 명분으로 중앙정부가 광명시에 추진한 국책사업은 결과적으로 주택가격 안정화는커녕 서민의 주거 부족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며 "부정적 효과가 입증된 상황에서 또 다시 주거정책을 강행한다면 더 큰 부작용을 가져올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규열 고양시의회 시의원 등 자유한국당 소속 8명의 시의원도 성명서를 통해 "서울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서울에만 편중된 기업·편의·교통·교육 등으로 인한 인구집중 현상에 기인했음에도 마치 주택 공급만이 유일한 해법인 것처럼 3기 신도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자족기능과 교육·환경·교통을 고려하지 않은 3기 신도시는 현 정부의 또 다른 실책이 될 것이며 각종 부작용과 시민간 갈등만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성진 기자 lsj@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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