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 출연기관 금융노사 참여, 일자리창출 등 적극 지원최종구 위원장 "불공정 영업행위·가산금리 산정 체계 개선"
  • ▲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산업공익재단 출범식에서 기금 출연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권 노조위원장, 조대엽 재단 대표이사장, 민병덕 공동이사장, 김태영 사용자협의회장. ⓒ뉴데일리 정상윤기자
    ▲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산업공익재단 출범식에서 기금 출연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권 노조위원장, 조대엽 재단 대표이사장, 민병덕 공동이사장, 김태영 사용자협의회장. ⓒ뉴데일리 정상윤기자
    금융노사가 손잡고 2000억원의 대규모 재원을 바탕으로 결성한 공익재단이 공식 출범했다.

    금융권의 포용적 역할이 막중해지는 만큼 민간 사회공헌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감이 모인다. 

    4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시중은행을 포함한 33개 출연기관 노사 대표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금융산업공익재단 출범식을 개최했다.

    금융산업공익재단은 지난 2012년, 2015년, 2017년 세 번에 걸친 산별교섭에서 노사 공동으로 조성한 약 1000억원의 재원으로 설립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산별교섭에서 근로자의 임금인상분 2.6% 중 0.6%를 재단에 출연하고, 사측도 동일금액을 출연해 약 1000억원을 추가 출연키로 합의했다.

    노조 대표인 허권 위원장은 "그동안 금융노동자들은 주5일제 쟁취, 주52시간 조기도입 등 한국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를 선도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차별을 없애왔다"며 "공익재단을 통해 청년들이 일자리에 신음하지 않고, 깊어지는 양극화와 실업에 시민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노사가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 대표인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많은 공익재단이 있지만 10만명이 넘는 금융근로자와 사측에서 공동으로 설립하는 재단은 처음일 것"이라며 "앞으로 든든한 노사 지원으로 사회공헌 사업을 충실히 수행해 우리 사회에 많이 이바지 하겠다"고 말했다.
  • ▲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산업공익재단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앞쪽 허권 노조위원장과 뒤쪽 왼쪽부터 김태영 사용자협의회 회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뉴데일리 정상윤기자
    ▲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산업공익재단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앞쪽 허권 노조위원장과 뒤쪽 왼쪽부터 김태영 사용자협의회 회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뉴데일리 정상윤기자
    금융산업공익재단은 주무관청인 금융위원회로부터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 재단 이사 구성은 허권 위원장과 김태영 회장을 포함해 노사 각각 5명씩 총 10명이다. 재단 초대 대표이사장에는 조대엽 교수가 맡았다.

    출범식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금융권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가 더 커지고 있다"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은행권의 이익이 느는 것을 보고 손쉬운 이자장사에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물론 자금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예대마진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건 은행업의 본질이지만, 이윤 창출에 사회적 공감이 신뢰의 근간이 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며 "이런 시점에 노사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재단을 출범시킨 건 은행권에 대한 국민의 인식개선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금융권 노사가 앞장서서 사회공헌에 힘쓰는 만큼 정부도 함께 포용적 금융 실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금융사의 불공정한 영업행위 감독을 강화하고, 금융사의 자의적인 금리 인상으로 서민부담이 늘지 않기 위해 연체·가산금리 산정 체계를 빨리 개선하겠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도 조속히 제정하고 서민금융 공급 확대와 장기연체자 지원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시책에 의해서가 아닌 공동체에서 자발적으로 공헌 사업을 벌이는 것은 더욱 뜻깊고, 포용적 금융시스템에서 민간의 역할을 강조하는 게 국제적 흐름인데 이에도 부합한다"며 "금융권 사회공헌활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출범식에 참석한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몇 년 전만 해도 금융노사가 성과연봉제로 갈등이 깊었지만, 현재는 함께 사회 전체의 개혁을 만들고 있다"면서도 "노사 관계는 여전히 더 좋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지만, 사회가 병들어 고통받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으로 인상으로 신음하는 600만명 자영업자들이 소득주도성장의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많은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부족한 실정"이라며 "정부도 앞장서듯이 금융권 민간 영역에서도 공익재단을 계기로 자영업자들에게 많은 희망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공식 출범한 금융산업공익재단은 후속절차를 마무리한 후 노사로부터 출연금을 받아 재단의 설립 목적인 사회공헌 사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공익재단이 수행할 사업은 크게 일자리창출 및 청년실업 해소, 저출산 문제 경감, 고용 취약계층 지원, 저소득·외국인 근로자 지원 등이다. 

    이 중에서 가장 중점적인 부분은 청년·일자리창출이다. 채용 박람회 지원부터 청년·사회초년생을 위한 기숙사 건립, 창업지원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보호 및 금융취약계층 지원도 강화한다. 구조조정 지역의 지원 강화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예방, 서민 자산관리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장학사업, 통일 남북교류 사업으로 북한 금융발전 지원, 재난·재해 예방 및 피해지원 사업으로 폭염 피해 예방 등을 펼칠 계획이다. 또 저출산 해소 및 일·가정 양립 사업으로 거점별 어린이집 설치와 경력단절 여성의 직장복귀 지원 등도 포함된다.
  • ▲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산업공익재단 출범식에서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기자
    ▲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산업공익재단 출범식에서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