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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동덕여자대학교 강의실에서 음란행위 등을 벌인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등장하면서 '여대 외부인 출입'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범인이 검거되고 동덕여대 측은 보안 강화 등을 통해 재발 방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불안감을 호소, 타 여대에서는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1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를 찾아보니, 2019학년도 수시모집 실기고사 실시로 학교를 찾은 수험생·학부모 등 외부인이 눈에 띄었지만 최근 드러난 SNS 사태로 엄숙한 분위기를 보였다.
동덕여대 정문에서는 보안업체 직원이 주위를 살피며 학교를 찾는 이들을 조심스럽게 바라봤다. 학내 통합관제센터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학교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이 전송됐고, 센터 직원들은 스크린을 바라보며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지난 6일 SNS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한 남성이 동덕여대에서 나체인 상태에서 음란행위 등을 벌이는 모습이 등장해 파장이 일었다.
기자가 동덕여대 관계자와 함께 범인이 침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강의실을 찾아보니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문 앞은 의자들이 놓인 채 외부인이 들어갈 수 없도록 조치가 이뤄진 상태였다.
학내를 오가는 학생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동덕여대 학생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불안감에 우려를 표시하는 유인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안전 보장 및 재발 방지를 요청하는 청원글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동덕여대에 무단으로 들어가 음란 행위를 벌인 A씨(28)를 검거, 이에 앞서 동덕여대는 △취약시간대 순찰 강화 △비상콜센터 구축 △몰래카메라 탐지 장비 확충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 측에 외부인 전면 출입 제한을 요청할 정도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
동덕여대 관계자는 16일 "분노와 충격적인 사건이다. 범인에 대한 엄중 처벌 촉구와 함께 캠퍼스 안전 강화를 위해 철저한 단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범인 검거 직후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담화문을 통해 "최근 발생한 사건으로 두려움, 불안감을 호소하는 학생들 앞에 참담한 심정이다. 대학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응 체계가 가동되고 있다. 출입 경비를 강화하고 불법 촬영 탐지기 상시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부인이 학내에 침입해 벌인 행위로 파장이 일면서, 다른 여대들도 보안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한 여대 관계자는 "여대라고 해서 남성을 들어오지 못하게 할 수 없고, 외부인의 방문을 막을 수 없다. 오후 늦게 학교를 찾는 남성이 있다면 목적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여대 측은 "은행 등이 학내에 있어 출입금지 기간 등을 제외하고 외부인 출입이 가능하다. 다만 외부인 출입과 동선을 정문, 후문 보안 상황실에서 파악해 일정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을 경우 위치 파악 후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