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스피커 '포털', 고객 통화 기록 정보 등 수집페이스북 소유 미디어 플랫폼서 타깃 광고 위해 사용될 가능성 '우려'
  • "페이스북이 광고를 위해 당신의 통화 기록을 수집한다."

    페이스북(Facebook)이 처음으로 선보인 스마트 스피커 '포털(portal)'이 타깃 광고를 위해 고객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포털' 기기 자체에는 광고가 없지만 여기서 수집된 고객 정보는 페이스북이 소유한 다른 미디어 플랫폼에서 타깃 광고를 위해 사용될 가능성이 있어 고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 '포털'에는 카메라가 달려 있어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다. '포털'을 이용해 페이스북의 메신저로 영상 통화를 하게 되면 카메라가 고객을 따라다닌다. '포털'을 통해 아마존의 가상 비서인 알렉사에도 접속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이달 초 '포털' 론칭 행사에서 "기기를 통한 데이터 수집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해왔지만 약 일주일만에 입장을 바꿨다.

    페이스북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포털에는 페이스북 광고가 없기 때문에 수집된 고객 정보는 기기를 통한 타깃 광고에는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잠재적으로 페이스북이 소유한 다른 플랫폼을 통해서는 타깃 광고를 위해 고객 정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포털'을 통해 사용 고객들이 어떤 앱을 사용하는지, 또 그것을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래 동안 사용하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할 것으로 보인다.

    '포털'을 통해 음성 통화와 영상 통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통화 빈도, 자주 통화하는 연락처, 통화 시간 등의 정보도 수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수집된 고객 정보는 페이스북이 소유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타깃 광고를 위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페이스북이 소유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페이스북과 왓츠앱(whatsapp), 메신저(Messenger), 인스타그램(Instagram) 등 4개다.

    미국 시장 정보 조사업체인 비주얼 캐피털리스트(Visual Capitalist)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소셜 미디어는 페이스북으로 조사됐다.

    2018년 8월 기준 월 실 사용자(Monthly Active Users)의 수는 22억 명에 달한다. 세계 인구 3명 가운데 한 사람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셈이다. 왓츠앱과 메신저, 인스타그램 사용자 수까지 합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 ▲ 페이스북이 선보인 스마트 스피커 '포털(Portal)'. ⓒ페이스북 유튜브 페이지
    ▲ 페이스북이 선보인 스마트 스피커 '포털(Portal)'. ⓒ페이스북 유튜브 페이지
    최근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전세계적인 질타를 받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9월 말 사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액세스 토큰'이 노출 돼 29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대선 당시 데이터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에 유출했던 사건이 올해 초 드러나면서 페이스북의 신뢰도는 바닥을 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페이스북이 처음으로 선보인 스마트 기기 '포털'이 개인정보를 수집한다고 알려지자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 이상 페이스북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광고전문지인 애드에이지(Adage)는 "페이스북의 새로운 기기에 대한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는 포털을 통한 고객의 통화 내용이나 비디오 기록을 페이스북이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페이스북은 기기에 사생활 보호 기능을 넣었고 고객의 통화와 영상 기록은 암호화 돼 있어 해독할 수 없고 페이스북 서버에 접근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우려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이 광고를 위해 고객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광고가 페이스북의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광고 규모는 399억 달러(약 43조원)로 구글 다음으로 높은 광고매출을 기록했다.

    한편 페이스북 '포털'은 다음달부터 미국에서 10인치 모델 199달러, 15인치는 350달러에 판매된다. 페이스북은 '포털'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해제하는 버튼과 렌즈 가리개가 있어 사생활 보호가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