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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생명이 지난달 독립법인대리점(GA)에 설계사의 불법 영업을 단속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KB생명을 포함해 KB금융그룹 직원을 사칭한 영업 행태가 끊이질 않아서다.
일부 대형 대리점 설계사들이 KB생명 상호를 넣고 KB금융그룹 직원임을 사칭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판매한 게 문제가 됐다. GA소속 설계사들은 명함에 특정 보험사 이름을 넣어 활동하거나, 보험 상품 자료를 임의로 바꿔 소개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판매했다가 불완전판매 등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생명보험 사칭 영업 및 미승인 안내자료, 명함 사용금지’란 제목으로 GA에 보낸 공문에는 “명함 제작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은 명함 일체 사용금지” 내용의 경고문이 담겼다.
통상 대리점 채널 설계사의 명함에는 인카금융서비스 등 해당 GA 이름이 표기된다. 하지만 일부 대형대리점 GA소속 설계사들은 보험사 상호와 로고가 담긴 명함을 직접 제작해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
사칭 영업에 따른 불완전판매 등의 민원도 제기되면서 KB생명의 평판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준법심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품 안내 자료나 리크루팅 자료에 대해 사용을 금지하는 지침도 담겼다. 설계사들이 미승인 상품 안내장에 사은품 제공 등의 문구를 담아 영업을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법상 보험회사가 아닌자가 상호나 명칭에 보험회사임을 표현하는 글자를 넣어선 안되며,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된다.
아울러 3만원 이상의 특별이익을 제공하거나 부당 영업을 한 설계사들은 보험업법에 따라 모집질서 관련 위반의 경우 해당 사실이 확인되면 업무정지, 과태료 등의 제재를 받게된다.
문제는 이러한 강력한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GA채널에서 이같은 부당 영업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KB생명 직원을 사칭한 불법 영업 및 불완전판매가 KB금융그룹 전체 브랜드 이미지에도 흠집을 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KB생명 직원을 내세워 상품을 팔고 민원을 유발하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브랜드의 평판도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KB생명 관계자는 “GA소속 설계사들이 미승인 자료를 내걸고 영업을 하거나 명함을 직접 제작해 영업을 하면서 민원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며 “대리점에서 정도 영업을 하게끔 지난달부터 내부통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