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 강화차원 '보상지원' 차질 없이 이행키로김지형 조정위원장, "중재절차 과감한 실천에 경의"피해자 구제 최우선… 개인별 보상액 낮췄지만, 가능성 최대한 수용
  • ▲ '반도체 직업병'에 대한 분쟁 해결을 조율해온 조정위원회는 23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삼성-반올림 중재판정서 합의이행 협약식'을 열었다.ⓒ뉴데일리DB
    ▲ '반도체 직업병'에 대한 분쟁 해결을 조율해온 조정위원회는 23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삼성-반올림 중재판정서 합의이행 협약식'을 열었다.ⓒ뉴데일리DB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과 관련 분쟁이 11여년 만에 매듭을 짓게 됐다. 사회적 책임 강화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의 결단이 있어 분쟁 해결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반도체 직업병'에 대한 분쟁 해결을 조율해온 조정위원회는 23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삼성-반올림 중재판정서 합의이행 협약식'을 열었다.

    이번 협약식은 지난 1월 양측이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에 합의한데 따른 것으로 이를 통해 직업병과 관련 분쟁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김지형 조정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14년 조정위원회 출범이후 시련과 좌절이 있었지만 올해 초부터 새로운 논의를 위한 물꼬가 트였고 그 결과 중재안 이행 협약식을 갖게 됐다"며 "이번 중재절차를 통해 과감하게 실천해 낸 삼성과 반올림 두 당사자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중재안에 따르면 보상 범위는 지난 1984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반도체·LCD 라인에서 1년 이상 일하다가 관련된 질병을 얻은 전원을 대상으로 정했다. 

    지원 보상액의 경우 백혈병은 최대 1억5000만원이며, 사산과 유산은 각각 1회당 300만원과 100만원으로 정해졌다.

    피해자 구제를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개인별 보상액은 낮추되, 피해 가능성이 있는 자를 최대한 포함하기 위해서다.

    피해자의 지원보상업무를 위탁하기 위한 제3의 기관으로는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법무법인 지평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지평은 조정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이 속한 법무법인으로 양 당사자 모두 1순위로 지명해 손쉽게 합의에 이르렀다고 했다.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은 김지형 조정위원장이 맡기로 했으며 삼성전자가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출연한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해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  건립 등 안전보건 연구개발과 기술지원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 산 재예방 사업에 사용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법무법인 지평은 조속한 시일 내에 피해자 지원보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곧바로 지원보상 사무국을 개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평 관계자에 따르면 지원보상 준비와 사무국 개소에는 최소한 2~3주가 필요하지만 최대한 서둘러 12월 초에 사무국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올해 안에 지원보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번 합의는 삼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가 있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기조에 따라 최대 난제를 풀겠다는 결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삼성 반도체 직업병 논쟁은 지난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의 여성 근로자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이듬해 3월 시민단체 '반올림' 발족으로 분쟁이 본격화되며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팀 등이 조사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2012년 반올림 측에 대화를 제안하면서 '사과·보상·예방'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반올림 소속 피해자 8명 가운데 6명은 2014년 삼성전자 측에 신속한 보상을 요구하며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를 구성했으며 2015년 7월에는 '조정 권고안'이 도출됐지만 최종적으로 합의는 무산된 바 있다.

    김기남 사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사과문을 낭독하고 "중재안을 조건없이 수용하고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