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무장헬기 시제기 출고식에 대통령 대신 국방부 차관17조 美 APT 이어2500억 필리핀 수리온 수출도 가물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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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소형무장헬기(LAH) 시제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한 정부 고위급 인사는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유일했다. ⓒ KAI
18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소형무장헬기(LAH) 시제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한 정부 고위급 인사는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유일했다.역대 대통령들이 국내 항공기 출고식을 직접 챙겨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남북정상회담 등 평화무드가 조성되는 와중에 청와대와 국방부 등 정부 부처가 무기 수출과 방위산업 육성에 소홀하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김조원 KAI 사장은 18일 기념사에서 "그동안 시제 1호기 출고를 위해 고생한 엔지니어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관계기관에 감사드린다"면서 "철저한 시험평가를 통해 우리 군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항공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서주석 차관 역시 "LAH는 첨단 항법장비와 고도의 기동성을 갖춘 헬기로 국내 방위산업의 큰 성과"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방위산업의 안정화를 위해 무기체계 개발 제도 개선, 수출지원 등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서 차관은 정부 차원의 적극 지원을 약속했지만 올들어 정부의 수주 지원은 알려진게 없다.KAI는 지난달 미국 고등 훈련기 교체사업(APT)에서 고배를 마신데 이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마저 사실상 좌초됐다. 방산비리 수사와 마린온 사고 등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는 동안 정부가 손놓고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KAI가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생산한 T-50A는 APT의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하지만 방산비리가 불거지면서 KAI 사장이 물러나면서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의 신임 사장이 선임됐다. 애초 정부가 APT 사업 수주보다는 방산비리 척결에 역점을 두고 진행한 인사였다.엎친데 덮친격으로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까지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기동헬기 사업을 추진중인 필리핀 정부가 기체 부분 평가에서 수리온보다 미국산 블랙호크에 더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이 과정에서 덴필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공개석상에서 "블랙호크를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옵션이라는 결론을 내리게됐다"고 밝혔다. 로렌자나 장관은 "우리는 자금 부족으로 수리온 10대를 구입할 수 밖에 없는데 블랙호크는 16대를 구입할 수 있다"고 했다.정부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수리온 필리핀 수출을 위해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방한 당시 국방부 청사 앞에 수리온을 전시하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직접 수리온 시동을 걸어보기도 했다. 이후, 필리핀내 수리온 구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연내 타결 가능성을 높여왔다.문제는 이 과정에서 마린온이 추락하며 수리온의 대외신인도가 크게 하락했다. 그 틈을 타고 블랙호크는 저가 수주로 치고 들어왔다. 관련업계에서는 필리핀의 수리온 구매 가능성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동안에도 정부와 KAI는 수출을 높게 봤다고 지적한다.업계에서는 필리핀 정부의 헬기구입이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뒤집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KAI측은 올해 목표치 이상의 수주 실적을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올해 수주가 3조3천억원으로 당초 기대치보다 8천억원 가량 많다는 이유다.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박하다. 당장 주가만 봐도 KAI가 처한 상황이 녹록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19일 KAI는 31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올초 5만원을 상회하며 2월 2일에는 56500원까지 갔던 것에 비하면 주가가 40%이상 빠진 셈이다. 소형무장헬기 시제기 출고, 2000억 규모 의무후송전용헬기 수주 등 호재에도 주가는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다.한국신용평가사는 최근 KAI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평가사는 "장기적 성장잠재력을 유효한 것으로 판단되나 중단기적 수주 기반 유지에 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