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실적 바탕으로 세대교체 단행, 1960년생 주축증권 첫 여성 CEO 탄생…견제‧균형 위해 각자대표 유지
  • ▲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각자대표이사 내정자, 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이사 내정자, 황수남 KB캐피탈 대표이사 내정자, 김청겸 KB부동산신탁  대표이사 내정자 ⓒKB금융
    ▲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각자대표이사 내정자, 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이사 내정자, 황수남 KB캐피탈 대표이사 내정자, 김청겸 KB부동산신탁 대표이사 내정자 ⓒKB금융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세대교체'와 '조직 안정'을 중심으로 한 비은행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증권업계는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하게 됐다.

    19일 KB금융지주 이사회는 계열사대표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통해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7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

    KB증권,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에 대해 신임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으며, KB데이타시스템은 추후에 추천할 예정이다.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신용정보에 대해서는 기존 대표이사를 후보로 재선정 했다.

    이 후보들은 오는 20일~21일 양일간 해당 계열사 대추위의 최종 심사ㆍ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먼저 KB증권은 견제와 균형으로 경영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대추위는 박정림 현 KB증권 국민은행 자산관리(WM)그룹 부행장 겸 KB증권 WM부문 부사장(55)과 김성현 현 KB증권 IB총괄 부사장(55)을 새 대표로 내정했다.

    박 내정자는 자산관리를, 김 내정자는 IB(기업금융) 부문을 각각 맡아 이끌어간다.

    윤경은·전병조 현재 대표가 물러나지만, KB증권의 각자 대표 체제는 유지된다.

    윤경은·전병조 사장은 지난 17일 윤종규 KB금융 회장에게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박 내정자가 주주총회에서 대표로 임명되면 증권업계 첫 여성 CEO가 된다.

    박 내정자는 IB경험은 없으나 은행과 증권에서 WM(자산관리)을 다루면서 증권사의 자산관리 비즈니스를 경험하며 리더십을 발휘한 바 있다.

    1963년생인 박 내정자는 서울대 경영학과·경영대학원 출신으로 2004년 국민은행 시장운영리스크 부장을 역임했다. 1992~1994년엔 정몽준 전 의원 비서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국민은행 리스크관리 부장, WM본부장, 리스크관리·여신그룹 부행장을 맡았고, 지난해 1월부터 KB증권 WM부문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KB금융지주 WM 총괄부사장, KB국민은행 부행장 등을 겸직했다.

    김성현 후보는 대표적인 IB전문가로 IB 전 부문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투자자산 다변화 등을 통해 시장 지위를 개선시킬 수 있는 검증된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추위에서는 KB캐피탈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는 황수남 KB캐피탈 자동차금융본부 전무를 선임했다.

    박지우 KB캐피탈 사장은 윤 회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캐피탈은 신ㆍ중고차 등 핵심 비즈니스에서의 시장지위 선점과 스마트 금융 실현 등 중장기 성장기반 구축을 통한 리딩 여전사 지위의 확립을 위해 ‘황수남’ 현 캐피탈 전무를 후보로 선정했다.

    황수남 후보는 자동차금융 부문 전문가로, KB차차차 등 온라인 플랫폼 개발과 운영을 통해 온-오프라인 시장을 접목할 수 있는 실행력을 인정받은 점을 고려해 발탁했다. 

    KB부동산신탁은 김청겸 현 국민은행 영등포 지역영업그룹대표를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했다.

    리스크관리와 신탁‧리츠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영 내실화를 위해서다. 김청겸 후보는 여신 마케팅-심사, 구조조정, 리스크관리 등 여신 전반에 걸쳐 은행 본부와 영업점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이들의 임기는 2년이다.

    KB데이타시스템은 추후에 추천할 예정이다. 디지털 트랜드에 적합한 인사를 찾을 예정이며, 선정 전까지는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KB손해보험과 KB자산운용, KB신용정보는 현 대표이사가 후보로 재선정됐으며 이들의 임기는 1년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이 평소 '젊은 KB'를 강조한 것에 비춰볼 때 계열사 사장단 대부분이 1960년대 생으로 채워졌다"며 "세대교체로 변화를 일으키면서도 조직의 안정적 성장을 이끌 후보를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추위는 “지속성장이 가능한 동력을 발굴하고 확립하는 혁신적이고 실행력 있는 리더그룹 형성에 중점을 두고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며 “캐피탈은 최근 시장 및 그룹 내 지위와 영업력이 크게 향상된 점 등을 반영 내부 우수 인력을 발탁해 전문성 강화와 향후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선정의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KB금융지주 12개 계열사 중 7개 계열사 사장 9명이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인사 대상은 윤경은·전병조 KB증권 사장, 양종희 KB손보 사장, 조재민·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정순일 KB부동산신탁 사장, 김해경 KB신용정보 사장, 김기헌 KB데이타시스템 사장 등 총 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