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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자대학교 새 총장 선출을 위한 구성원 투표가 이뤄졌지만, 임용후보자로 오른 후보 중 한 명이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면서 신임 총장 선임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법인에서는 심의를 보류하고, 대학 측의 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논의에 나서기로 결정했다.21일 학교법인 덕성학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열린 이사회 회의에서는 덕성여대 제11대 총장 선출에 대한 안건이 상정됐다. 당시 회의에서는 6명이 후보자 중 결선 투표를 거쳐 A교수와 B교수 등 1~2순위자가 총장임용후보자로 추천된 가운데 이중 한명이 성추행 의혹에 대한 부분이 다뤄졌다.
덕성여대 총학생회는 성추행 의혹에 대한 자료를 접수했고, 학생 대표 등이 면담을 요청했다. 이어 면담이 이뤄진 뒤 학교 행사에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교수가 여학생의 볼을 만지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있었고, 한 이사는 "제보 자료가 심각한 정도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6월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 1단계 평가에서 덕성여대가 탈락하자 당시 총장은 사임하면서 총장직무대리체제로 운영됐다. 결국 '역량강화대학'으로 지정된 덕성여대는 정원 감축 대상에 올랐다.
이에 새 총장 선출에 관심이 쏠렸고 올해 10월 덕성학원이 '제11대 총장임용후보자 선거 규정'을 의결, 대학 측은 총장임용선거관리위원회를 꾸리면서 신임 총장 선출에 속도를 냈다.
덕성여대 총장 선거는 투표에 나서는 선거인의 참여비율을 △교원 75% △직원 12% △학생 11% △동문 2% 등으로 적용했고 환산득표순으로 1~2위 득표자를 가리는 과정을 거쳤다.
지난 5~6일 후보 6명에 대한 투표가 이뤄졌고, 환산득표에 따라 1~2위가 정해졌지만 과반수 득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선투표를 통해 후보자 순위가 결정됐다.
이들이 이사회 추천이 이뤄졌지만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면서 덕성여대 새 총장 선출은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덕성학원 한 이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후보자들의 소견을 듣고 총장을 선출한다는 것은 대학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고, 더 큰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한다. 제기된 내용에 따르면 지속적, 습관적으로 다수 학생에게 발생했는데 이러한 행위가 윤리적으로 총장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사는 "총장 선임 후 성추행 의혹이 문제되면, 선임이 취소되어야 하는 바 절차에 따라 신속하고 원칙적으로 정리하고 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총장임용후보자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것에 덕성학원 이사회는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고, 대학 측에 이첩해 다음달 11일까지 조사를 완료해 결과를 보고받는 사항을 의결했다.
A이사는 "선관위는 자격 심사를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고, B이사는 "이번 제보를 통해 학생 대다수가 특정 후보에 등을 돌리게 되었는지 이해됐다"고 꼬집었다.
덕성여대 새 총장 선출은 조사 결과에 따라 재투표 여부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덕성학원 이사회는 다음달 21일 덕성여대 총장 선출에 대해 논의에 나서기로 했다.
덕성학원 측은 "현재로서는 혐의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고, 개인에 관한 부분이기에 비공개로 이야기됐다. 정확히 누구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새 총장 선출 지연에 대해선 "과정 중에 있으니 빨리 마무리될지 여부는 봐야할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