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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건설업은 2014년 이후 이어진 국내 주택시장 호황의 마무리와 해외 부문 침체 지속으로 요약된다. 또 다른 한 축인 공공 부문 역시 뚜렷한 반등의 기미를 찾아보기 힘든 한 해였다.
개별 건설기업들의 영업성적과 재무성과는 나쁘지 않았으나, 이마저도 주택경기 호조에 따른 것으로 시나브로 해당 부문 역시 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2016년 역대 최고 수준인 164조원에 이르렀던 건설수주는 2017년 하반기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18년에는 8월까지 전년동기대비 8.2% 감소한 94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공공 발주물량 부족 및 지연과 민간주택 수주 급감(-23.9%)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성 하이 화력발전, 강릉 안인 화력발전, 삼척 화력발전 등 민간발전사업의 수주가 이뤄지면서 토목 부문의 경우 전년대비 2.5% 증가한 29조원을 기록했으나, 정부의 잇단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발표되면서 재건축·재개발 중심으로 주거용 건축 수주가 크게 위축돼 건축 부문은 전년대비 12.3% 감소한 65조원에 그쳤다.
발주유형별로는 공공 부문의 경우 SOC예산 감소 영향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3분기 31조원에서 올해 3분기 26조원으로 수주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민간 부문 역시 주거용 건축 부문이 본격적인 하향 추세로 접어든 가운데 토목 부문에서 상하수도·댐을 제외한 나머지 전 공종의 수주가 확대됨에 따라 민간수주 축소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민간토목은 2017년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민간 비주거 건축 부문 역시 수도권 대규모 공장 증설 영향으로 수주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민간 부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 부문 침체로 빛이 바랬다.
건설투자는 지난해보다 0.1% 감소한 116조원을 기록했다. 토목 부문 투자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건축 부문 역시 수주 둔화 영향으로 2014년 이후 10%를 상회하던 증가율이 2018년 상반기에는 1.4%로 하락했다.
특히 건설투자 순환 고리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해 3분기 이후 빠른 하강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12년 4분기 이후 약 5년간 상승국면, 2016년 이후 호황국면을 보인데 반해 지난해 3분기 이후 후퇴국면을 맞닥뜨리더니 올해 중반부터는 불황국면에 진입했다"며 "이는 과거에 비해 두 배 이상 빠른 하강 속도"라고 진단했다.
주택시장은 당초 전망에 비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진입했다 올 들어 9월까지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에 비해 5.1% 증가한 101만호를 기록했다. 9월까지 아파트 분양물량은 22만호로, 2017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분양물량이 급증했던 2016년 28만호에 비해서는 감소했다.
2016년 이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실시에도 저금리 기조 지속, 추가 가격 상승 기대감 등으로 서울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울·수도권은 2018년에도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반면 일부 지방에서는 가격 둔화 또는 하락이 지속됐고, 분양 성과에서도 지역별 편차가 커지는 등 주택 경기의 지역 차별화 현상이 심화됐다. 초기분양률이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경남과 충남 지역의 초기분양률이 50%를 하회하는 등 비수도권에서 미분양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 전국 아파트 미분양은 2015년 말 이후 6만가구가 유지되고 있으나, 과거 수도권 위주로 구성됐던 미분양 물량이 최근 비수도권 중심으로 변화됐다. 2015년 말 40%대에 그쳤던 비수도권 비중은 9월 기준 87.4%로 빠르게 상승했다.
한형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015년 이후 대규모 착공 현장들의 완공 시점인 2018년 이후 입주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건설사들의 자금수지 및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주택현장의 분양 및 입주실적과 개별 주택현장의 선투입자금 회수에 대한 모니터링의 중요성이 증대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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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 관련 대규모 손실 여파로 업계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수주전략을 견지하면서 해외수주 침체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까지 해외 신규수주액은 모두 31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9억달러에 비해 7.62% 증가했지만, 수주가 급감한 2016년 이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올 들어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발주물량은 소폭 확대됐으나, 대부분의 중동 국가들의 재정균형 유가가 현재 유가를 상회하거나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발주물량의 급격한 증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 가능성, 중동 지역 정정 불안, 발주처 위주의 수주환경 지속 등을 고려할 때 해외 부문의 수주환경 개선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2015년부터 해외수주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 신규수주는 전년대비 15.6% 증가한 119억달러를 기록했다. 건축·토목 공사 수요가 많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수주가 확대되면서 과거 30% 수준에 머물렀던 건축·토목 비중이 최근에는 50%까지 증가했다.
문제는 플랜트 부문이다. 올 들어 손실 현장이 일단락되면서 관련 손실 규모는 축소됐으나, 일부 손실 현장의 완공이 지연되고 있다.
해당 현장들 상당수는 추가원가 발생이 지속되고 있는 점, 제한적인 채산성 확보 등으로 해외공사의 예정원가율이 대부분 국내 공사에 비해 높은 수준인 점 등을 감안하면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는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때문에 삼성물산,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일부 대형건설사의 경우 희망퇴직을 받거나 유급휴가 또는 순환근무 등으로 해외 플랜트 부문 현장 인력들의 운용효율을 도모하고 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기업 입장에서는 내년 해외수주 회복 가능성은커녕 최근 3~4년 이어지던 주택 호황마저 꺾이고, 인프라 사업 역시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다보니 인력효율화 작업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내년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이런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별 건설사의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개선세가 지속됐다. 해외 부문의 부진한 실적에도 건축 부문의 실적 개선을 발판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4년 영업이익률 마이너스(-)1.3%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주요 건설사들이 2018년에는 3분기까지 6.2%의 이익률로 우수한 수익성을 시현했다. 영업이익 증가로 영업현금흐름이 늘어났고, 운전자본도 원활하게 회수되면서 순차입금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013년 말 13조원에 이르렀던 순차입금은 2018년에는 3분기 기준 5조원으로 감소했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다만 이는 전적으로 주택경기 호조에 따른 결과로, 주택 부문에 대한 매출 및 수익의존도가 심화된 상황에서 주택경기 하향 국면이 심화될 경우 건설기업들의 실적과 재무구조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