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트너사와 계약 해지… 혁신신약 가치 높다는 판단앞선 '올리타'와 달리 치료제 없는 폐암 분야 신약으로 성공가능성 높아
  • ▲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폐암신약 '포지오티닙'의 중국 임상을 자체적으로 추진한다. 지난해 먼저 개발한 '올리타'의 임상 중단으로 겪었던 시련을 이로써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통해 중국에서 포지오티닙의 독자 임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당초 한미약품은 지난 2014년 8월 중국 루예와 약 200억원 규모의 포지오티닙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지난해 루예와 기술수출 계약을 해지했다. 포지오티닙이 가진 혁신신약으로서의 개발 가능성과 거대한 중국 시장에 비해, 기술수출 계약의 총 규모가 너무 적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은 전 세계 폐암 환자의 40%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포지오티닙의 성공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체 임상을 통한 시장 진출이 더 유리하다는 전략인 셈이다.

    포지오티닙은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EGFR(상피세포성장인자)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효과를 보여 혁신신약으로 기대감이 높다.

    EGFR이란 암세포의 성장·분화·생존에 대한 신호전달 경로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용체다. 포지오티닙은 특정 암에만 효과를 보이지 않고 DNA 염기서열 중 단백질 구성정보를 담고 있는 엑손(Exon) 부위의 20번째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다.

    전 세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10%에서 엑손20 변이가 나타나는데 이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5개월 내 사망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포지오티닙의 임상 2상 중간결과 부분반응률 55%,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 5.5개월을 나타내는 등의 효과를 입증했다.

    ORR(Objective Response Rate, 객관적 반응률)의 경우 기존의 치료제는 8% 미만, 2차 치료제(도세탁셀·PD-1/PD-L1 저해제)는 19% 미만인데 비해, 포지오티닙은 43%에 달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혁신치료제 지정을 신청했지만 지난해 말 지정받는데 실패했다.
     
    다만 스펙트럼은 이와 관계없이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상을 바탕으로 곧바로 시판허가를 신청할 예정이어서 기존의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앞서 한미약품은 폐암신약 '올리타'의 중국 임상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다 중단한바 있다.

    중국 파트너사 자이랩이 권리를 반환하면서 올리타에 대한 중국 임상 3상을 추진했지만 임상에 진입하기 전에 중단을 결정했다.

    경쟁약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중국은 물론 국내 임상 3상까지도 모두 중단했다. 사실상 임상에 투입될 R&D비용 대비 신약가치가 현저히 낮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타와 달리 포지오티닙은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폐암 분야의 혁신신약으로 개발되고 있어 올리타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며 "미국과 중국 진출이 이어지면 포지오티닙의 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