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태’ 중심 YG엔터, 시총 1100억원 증발엔터주 담은 펀드‧ETF 등도 타격 가능성…증권가 “추이 지켜봐야”
  • ▲ 1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가수 정준영. ⓒ 뉴데일리
    ▲ 1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가수 정준영. ⓒ 뉴데일리
    일명 ‘버닝썬 사태’로 관련 연예인들이 줄줄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승승장구하던 엔터테인먼트주(株)도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류 열풍’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연예인의 구설수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3만6000원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YG엔터는 지난달 25일 종가 기준 4만7500원을 기록했으나 소속가수인 빅뱅의 승리가 국외 투자자 등에게 성접대를 시도했다는 혐의가 보도되면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버닝썬 사태에 YG엔터가 조직적으로 개입됐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결국 승리가 입건된 지난 11일에는 주가가 하루 사이 14%나 하락해 4만원대를 내주고 3만7150원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 기준 1100억원이 며칠 사이에 증발한 것이다.

    지난 13일 YG엔터테인먼트는 결국 승리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지만 주가는 오히려 더욱 하락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해당 연예인과 친분이 있는 가수 정준영 등 여러 인사들로 번지면서 연예계 전반으로 확산된다는 것이다. 일명 ‘정준영 단톡방’에 참가하고 있는 연예인들의 리스트가 돌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에프엔씨엔터는 지난 11일 1만원대를 내준 이후 14일 현재 8천원대에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에프엔씨엔터는 소속 가수인 FT아일랜드 최종훈, 씨엔블루 이종현 등이 정준영과 친한 연예인으로 지목되면서 주가에 타격을 입은 것이다.

    심지어 이번 사태와 직접적 관련 없는 다른 엔터주들까지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14일 현재 JYP엔터는 전 거래일 대비 2% 넘게 하락한 2만9000원대를 기록 중이며 SM도 1%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JYP는 신인가수의 데뷔 등 호재로 주가가 상승가도를 달렸으나 업계 전반에 대한 불안감에 불똥이 튄 셈이다. 

    지난해 엔터주는 주가 하락장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K-POP 열풍에 힘입어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엔터주의 지분을 높여가며 펀드 편입에 나섰다.

    일례로 지난해 신영자산운용은 총 27차례 YG엔터의 주식 93만2786주(5.13%)를 사들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가치투자’로 유명한 신영운용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가진 엔터주의 성장 가능성에 배팅한 것이다.

    엔터주가 대표적인 가치주로 평가를 받으면서 여러 펀드서도 편입이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사태로 관련주가 크게 하락하면서 이들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YG엔터를 비롯해 각종 미디어, 콘텐츠 관련주를 담은 ‘TIGER 미디어콘텐츠 ETF’는 지난해 약세장에서도 6%에 가까운 수익률을 보이며 주목받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타격도 예상된다. 최근 국민연금이 양현석 YG엔터 대표와 네이버(9.13%)에 이어 지분율 6.52%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스캔들이 전 국민에게 간접적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사태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일단 사태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단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종목의 경우 일시적인 불안감 때문인 만큼 종목 자체의 호재에도 주목하며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