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불황에도 월급의 4배 가까운 금액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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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각종 경제 지표가 추락하고 있다. 유통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가운데 빠르게 성장한 기업들이 있다. 영 리더(Young Leader)가 구원투수로 등장, 무기인 '젊음'을 앞세워 파격적인 시도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치열해진 경쟁 속 브랜드 가치 높이기에 착수한 젊은 CEO의 과감한 행보가 빛을 발한 것이다. 기존의 전략에서 벗어나 혁신을 꾀하자 '제2 전성기'가 찾아온 유통기업들의 성과를 짚어본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린 휠라코리아의 임직원들이 두둑한 성과급을 받았다. 패션업계의 불황으로 실적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나온 성과인만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휠라코리아는 최근 지난해 실적에 따른 PI(생산성격려금, Productivity Incentive)와 PS(초과이익분배금, Profit Sharing)를 지급했다. 기본급이 아닌 월급 기준 평균 약 390%로 개인별 차이는 있지만 월급의 4배 가까운 금액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100~17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휠라코리아의 이같은 성과급 지급에는 '함께 만든 성과는 함께 나눈다'는 게 윤근창 사장의 경영 철학이 바탕이 됐다. 그는 "이번 인센티브 지급에 임직원 모두의 노력으로 인한 성과"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PI와 PS 지급 자체는 물론, 회사에서 여러 방면으로 직원들을 배려하는 노력과 진정성에 대해 직원들이 더 의미있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내 분위기와 사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만큼 직원들이 이 여세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능동적으로 파이팅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 증가한 2조961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020세대를 중심으로 휠라 운동화와 의류 판매가 늘어난 데다가 알짜 자회사 미국 골프용품 전문 기업 아쿠쉬네트가 매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패션업계의 불황에도 휠라의 호실적의 중심에는 윤 사장의 공이 크다는 분석이다. 2000년대 나이키, 아디다스 등에 밀려 실적이 부진했던 휠라를 2016년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부활시켰다.
윤 사장은 기존 3040대 이상 고객층을 1020대 이하로 낮추기 위해 브랜드 정체성을 재확립에 초점을 뒀다. 스포츠 브랜드의 핵심인 신발 부문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혁신 모델'을 적용, 소싱력 강화를 통한 합리적 가격 정책을 통해 등 브랜드 변화를 주도했다. 실제 '디스럽터2' 운동화의 경우 출시 1년 반 만에 국내 180만 켤레, 해외 820만 켤레 이상 판매됐다.
유통 구조 개선도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윤 회장은 소매 위탁 매장을 줄이는 대신 ABC마트, 슈마커, 폴더 같은 대형 신발 멀티숍으로 도매 유통을 늘려 재고 부담을 줄였다.
윤 사장은 지난해 9월에 열린 2019 봄·여름(S/S) 밀라노 패션위크(MFW)에 참가, 첫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패션위크 참가가 브랜드의 위상을 전 세계에 공고히 할 기회인 데다 스포츠 브랜드가 패션위크에 참가한 사례 역시 많지 않아 현지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휠라코리아의 1분기 영업이익은 10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같은 기간 1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진 연구원은 "미국 법인의 경우 2월 중순까지 성장세가 50%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