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예탁증서 발행 근거 신설… '넥슨 인수' 자금 마련 포석권영식 대표 "해외 주주 유치 가능, 인수합병 투자 적극 이어갈 터"
  • '넥슨 인수전' 참여를 선언한 넷마블이 2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추가 인수·합병(M&A)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또 이번 주총을 통해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며, M&A를 위한 자금 유치 활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넷마블은 이날 서울 구로 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제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2조213억원, 영업이익 2417억원 등 지난해 주요 경영실적을 보고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넷마블의 대내외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았지만,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단기적 실적보다는 중장기 성장을 위해 긴 호흡을 가지고 경쟁력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상반기부터 '일곱 개의 대죄', 'BTS 월드' 등 신작 게임을 출시하고,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의 해외 진출이 예정돼 있는 만큼 그간의 노력이 의미있는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넥슨 매각'과 관련해선 DR 발행 근거를 신설하는 정관 변경을 통해 본격적인 자금 유치 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넷마블은 지난 1월 카카오에 이어 국내 기업으로는 두 번째로 넥슨 인수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회사 측은 "넥슨의 유무형 가치는 대한민국의 주요 자산인 만큼 해외 매각시 국내 게임업계 생태계 훼손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넷마블은 국내 자본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형성해 인수전에 참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열린 예비입찰 과정에서도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의 형태로 참여에 나섰으며, 다음달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넥슨의 매각가가 1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인수 자금 마련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관련업계에선 넷마블의 DR 발행을 두고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한 포석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DR을 통해 해외 거래소에 상장하지 않아도 외국인 주주를 유치할 수 있는 만큼 원활한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 권 대표는 넥슨 인수와 관련해선 "현재 확인해 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지켜봐 달라"면서도 "회사가 보유 중인 자금에 한계가 있고, 어떤 회사가 M&A로 나올지 모르는 만큼 자금 조달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빅히트의 인수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올해에도 꾸준히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좋은 회사가 있다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주총에선 제8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의 건 등 총 7건의 의안이 모두 가결됐다.

    권영식 대표는 "지난해 넷마블은 약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한 바 있으며, 향후에도 지배주주 순이익의 최대 30% 범위 내에서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 넷마블의 가치를 함께 나누고 글로벌 게임회사의 지위를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