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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90은 브랜드 최고급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커다란 차체만큼이나 우수한 안전성을 자랑한다.
영국에서 비공식적으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볼보 XC90 탑승객 가운데 아직 사망자는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보는 이런 안전성을 내세워 2020년까지 XC90 사망자 0명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볼보는 최신 인텔리세이프 시스템 등 다양한 최신 기술을 XC90의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안전에 있어서만큼은 그 어떤 브랜드도 따라올 수 없다 자부하는 볼보 XC90. 이 모델의 다양한 매력을 알아보고자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강원도 주문진까지 왕복 520km 구간을 시승했다.
시승차량은 볼보 XC90 T6 인스크립션 모델이다. 가솔린 T6엔진은 다운사이징 2.0리터 4기통임에도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동시에 적용, 최대 출력 320마력, 최대 토크 40.8kg·m라는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9.3km이며, 판매가격은 9550만원이다.
XC90의 외관 디자인은 북유럽 특유의 심플함이 돋보인다.
전면부 T자형 헤드램프는 새로운 아이언마크가 적용된 세로 모양의 그릴과 어우러져, 볼보 디자인의 새로운 상징성을 보여준다. '토르의 망치'라는 애칭으로 더욱 유명한 풀-LED 헤드램프는 XC90의 강인한 전면부 인상을 완성해준다.
후면부는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넓어지게 디자인돼 안정감이 느껴진다. 스웨덴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유선형 LED 리어램프는 볼보만의 유니크한 상징 중 하나다. 크롬장식을 과하지 않게 배치함으로써, 간결함을 강조했다.
실내를 들여다 보니 7인승 특유의 넓은 공간감이 느껴진다. 센터에 커다랗게 자리한 세로형 9인치 디스플레이는 테블릿 PC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
터치스크린 방식은 마찰을 통한 정전기 방식이 아닌 적외선을 이용하는 방식을 적용해 큰 압력 없이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조작 가능하다.
하단에 위치한 기어봉은 한손으로 가볍게 움켜쥐기에 충분한 크기다. 그 아래로는 운전 중에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주행모드 버튼이 자리하고 있다. -
출발은 덩치와 다르게 경쾌하다. 밟는 순간 툭 하고 미끄러져 나가는 첫 느낌에서 달리기 성능을 기대하게 만든다. 핸들링은 대형 SUV 가운데 가벼운 편이다. 브레이킹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절히 세팅돼 있다.
고속도로에 접어들며 속도를 올려봤다. 320마력에 달하는 강력한 힘이 발 끝에서 꾸준히 전해져온다. 멈출줄 모르고 올라가는 속도계와 다르게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적어 속도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주행 중 안정감도 일품이다. 고속에서도 흔들림없는 차체는 정숙성이 유지되면서,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해 낸다.
XC90에는 볼보가 자랑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II가 탑재돼 있다. 이 기술은 앞차와의 간격을 사전에 설정된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유지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달리 전방에 감지되는 차량이 없어도 최고 140m/h 속도를 유지하며 차선 이탈 없이 달릴 수 있게 해준다.
또, 기존 차선유지 기능(LKA)이 지원하던 조향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속도유지구간에 접어들어 이 기능을 활성화했다. 스티어링휠 왼쪽의 키패드에 위치한 재생버튼을 눌러 파일럿 어시스트 메뉴로 이동한 뒤에 기능을 바로 설정했다.
곧바로 스티어링휠에 적극적인 개입이 들어온다. 차량 스스로 차선을 인식하며 위치를 정 중앙에 놓은 채 달린다. 부드럽게 제동하며 앞차와의 간격도 일정하게 유지한다.
손을 뗀 채 주행해도 불안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율주행은 탁월하다. 일부 수입차에선 느껴볼 수 없는 안정감이 전해진다.
큰 차체에도 전후측방을 지원하는 카메라 덕에 손쉽게 주차할 수 있다. 주변의 장애물이나 주위 도로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제한된 공간에서 특히 유용하다.
1억원에 달하는 가격은 XC90을 사려고 할 때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내 가족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그만큼의 대가는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는 차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