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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물컵' 사건으로 갑질 낙인이 찍힌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과실을 인정한 단순 교통사고를 너무 확대한 것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옹호 반응이 눈길을 끈다.
22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교통사고는 총 21만6335건으로 하루 평균 592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교통사고는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상적인 것으로, 특이사항이 없으면 통상적으로 잘 기사화되지 않는다.
하지만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공교롭게 여러가지 이유들로 그렇지 않았다.
조 전 전무는 지난 21일 오전 11시43분쯤 세종대로 대한문 앞 횡단보도에서 앞서가던 쏘나타 차량이 정차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뒤에서 들이박는 단순 교통사고를 냈다.
피해 차량 운전자는 크게 다치지 않았으며, 조 전 전무는 경찰 조사에서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해서 발생한 실수라고 인정했다. 물론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고, 피해 차량 운전자에게 갑질을 하지도 않았다.
이에 본지는 물론 상당수 언론들이 관련 내용을 기사화했다. 동일인 지정을 비롯해 상속 및 경영권 승계 등 최근 한진그룹을 두고 이목이 집중된 탓이다.
문제는 일부 언론들이 조현민 자체 또는 그가 탔던 테슬라 차량에 초첨을 맞춰 자극적으로 보도했다는 점이다. 조 전 전무가 또 갑질을 하지 않았을까 혹은 그가 업무용으로 테슬라를 탔는지 또는 테슬라가 어떤 차량인지에 무게 중심을 뒀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언론의 지나친 관심에 난색을 표했다.
별걸 다 기사화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단순 접촉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또 현장에서 조 전 전무가 거액의 돈을 주면서 갑질을 한 것도 아니지 않냐며 오히려 옹호하는 내용도 있다. 조 전 전무가 과거에 잘못한 것도 있지만 이번 건은 지나치다는 시각도 있다. 예전에 검찰 출석 당시 초라했던 사진을 올린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테슬라에 관심 없다는 등의 반응도 보였다.
지난해 조 전 전무가 물컵 사건을 일으켰을 때만해도 네티즌들을 비롯한 국민들은 재벌 오너 일가의 갑질 행위에 분노를 표했다. 하지만 최근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고, 동일인 지정 등으로 혼란을 겪은 조 전 전무에 대해 예전만큼의 선입견과 편견은 줄어든 모양새다.
물론 이번 사건이 크게 질타를 받을 만한 일이 아님에도 과거의 이력 때문에 왜곡 혹은 확대되는 것에 대한 합리적 지적이라는 측면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