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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기 신도시' 지정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커지자 대책을 내놨지만 앞서 발표한 수도권 광역교통망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GTX 연계 교통망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크게 새로울 게 없는 '재탕'이라는 지적이다.
김 장관은 23일 세종시 인근 식당에서 가진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최적의 노선을 마련해 인천 2호선을 일산까지 연결하겠다"며 "철도공사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대곡-소사 복선철도도 일산까지 연장 운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만이다. 특히 이날 간담회는 '3기 신도시' 지정과 관련해 인근 지역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문제가 커지자 김 장관이 직접 대책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대책의 핵심은 반대여론이 크게 일고 있는 일산신도시의 교통망을 확충해 주민 불만을 해소하고 출퇴근 교통체증까지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김 장관은 우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을 2023년까지 차질없이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GTX-A 노선의 경우 지난해말 금융약정을 체결했고 3개 시공사를 선정했다"며 "다른 민자사업보다 빨리 추진해 2023년말 개통 차질 없도록 챙기겠다"고 밝혔다.
또 인천1호선을 검단까지 연장하는 사업은 내년 착공해 2024년 개통하고 인천 2호선은 검단~김포를 거쳐 일산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천시와 경기도가 협의를 거쳐 내년까지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해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 3호선과 대곡~소사선도 파주 운정까지 연장한다. 김포도시철도는 차질없이 7월 말부터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대곡~소사선 연장을 필두로 GTX-A노선 개통, 인천2호선, 서울3호선 연장이 순차 완료되면 서울-문산고속도로와 함께 서울 서북부 교통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얘기한 수도권 광역교통만 대책은 기존 대책을 반복한 수준에 불과하다. GTX 연계 교통망은 이미 공개된 내용이고 대부분이 사업 초기 단계라 크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새로 도로를 신설하거나 전용차선을 만들어도 기존 도로와 연결해야 하는데 가뜩이나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는 일부 도로의 정체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광역 교통망 구축 시기와 비용도 풀어야할 과제다. 이번 발표로 GTX 건설 사업이 급물살 탈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산 집행이나 이해관계 조율 등 다양한 변수를 제어하며 예정대로 추진될지 미지수다.
실제 GTX-B 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도 없이 추진하다 막대한 예산이 드는 정책을 검증도 없이 추진했다는 비난은 물론, 사업성마저 떨어진다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았다. 현재 인천시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예타 면제를 신청한 상태다. -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가 이어진다며 낙관적 평가를 내놓았다.
김 장관은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고양시 등의 집값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수도권 전체적으로 하향 안정화된 걸로 봐야 한다"며 "서울 지역은 28주째 집값이 하락 중이며 추격매수 등 대세 상승 분위기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3기 신도시 설명회가 최근 잇달아 취소된데 대해서는 "대부분 지역이 원하는 곳에 신도시를 건설하기로 한 것"이라며 "설명회는 열리지 못했지만 지역주민 대표나 관계되는 분들과 내부적 설명회나 토론 간담회가 20여 차례 이상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만약 출마한다면 일산 아닌 다른 지역 출마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