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1조 규모 기술수출 계약 파기… 임상 2상 결과 기대치 못 미쳐 한미약품 자체 개발 의지… 경쟁사 파이프라인 대비 경쟁력 낮아
  • ▲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얀센에 1조원(9억1500만 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했던 비만·당뇨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권리가 반환됐다.

    지난 2016년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올무티닙', 올해 1월 릴리로부터의 BTK 저해제(LY3337641/HM71224) 권리 반환 이후 세번째다.

    이번에 권리 반환된 비만·당뇨신약 후보물질 HM12525A는 당뇨병 환자의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동시에 도와주는 신약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얀센이 진행한 임상 2상 시험 결과 체중 감소 목표치는 도달했으나 당뇨를 동반한 비만 환자의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계약이 파기된 것이다.

    HM12525A는 얀센의 임상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2015년 기술수출 된 이후 2016년 말 임상시험 환자 모집이 돌연 유예되면서 개발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그러나 2017년 얀센이 기존 임상시험을 종료하고 아예 새로운 임상 1상에 돌입하면서 불안이 해소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얀센은 임상에 속도를 내며 2018년 4월부터 고도비만 환자 대상 임상 2상, 7월에는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 대상 추가 임상 2상을 개시해 최근 임상 2상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HM12525A는 GLP-1(인슐린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호르몬)·GCG(글루카곤) 유도체로서 최초의 미국 허가를 기대하고 있던 물질이다.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GLP-1 비만 치료제인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임상 2상 결과를 비춰볼 때, 현재 개발중인 경쟁사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릴리의 'LY3298176'이 긍정적인 임상결과를 내놓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다는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만치료제로써 한미약품 자체적으로 추가 개발 가능성이 있으나 경쟁사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 2상에서의 체중 감소 부문 우수한 결과 고려시 HM12525A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도 낮을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HM12525A의 임상결과 체중 감소 부분에 대한 유효성은 입증됐다는 점에서 한미약품이 개발을 이어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해당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는 기존보다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세중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유효성이 증명됐기 때문에 파이프라인의 실패는 아니지만 파트너사가 반납한 사유는 결국 시장성 혹은 효능에 대한 부분이라 판단된다"며 "파이프라인 가치 절하 요소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추가적인 기술수출과 같은 R&D 결실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은 정당화가 힘들다"며 "한미약품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