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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에 더 비싼값에 혈액백을 납품하기 위해 사전에 입찰 수량을 합의한 녹십자엠에스와 태창산업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대한적십자사가 발주한 3건 혈액백 공동구매 단가 입찰에서 담합한 녹십자MS, 태창산업에 과징금 총 76억9800만원을 부과하고, 녹십자MS와 소속 직원 1명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1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 회사는 2011~2015년 사이 대한적십자사가 발주한 3건의 혈액백 공동구매 단가 입찰에서 7대 3 비율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사전에 투찰 가격을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2011년 혈액백 입찰에서 낙찰자 선정 방식이 종전 최저가 입찰제(1개 업체 100% 납품)에서 희망 수량 입찰제로 변경되면서 일부 수량에 대해 경쟁이 벌어지게 되자 경쟁을 피하려고 담합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희망 수량 입찰제는 최저가 입찰자부터 희망하는 예정 수량을 공급하고 후순위자가 나머지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3건의 계약은 계약연장 규정에 근거해 별도 협상없이 작년 5월까지 연장돼 2개사의 합의 효과가 지속됐다.
공정위는 제보를 통해 이들 업체의 담합 행위를 적발하고 총 76억9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과징금 규모는 녹십자엠에스와 태창산업 각각 58억200만원, 18억9600만원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제재를 통해 대다수의 국민이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헌혈 과정에 필요한 용기를 이용한 부당 이익을 환수했다"며 "혈액을 필요로 하는 절박한 환자의 호주머니와 건강보험 예산을 가로챈 악성 담합을 적발하여 엄벌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