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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지출한 사회공헌액이 1조원에 근접했다.
지난해 시중은행 중 사회공헌활동을 이끌었던 곳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었다. 두 은행은 2년 전부터 실적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사회공헌 분야에서도 1, 2위를 다툰 것이다.
2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2개 회원사(은행)의 지난해 사회공헌 총액은 99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 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8024억원을 담당하며 사회공헌활동을 이끌었다.이번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점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사회공헌액 규모에서 1위(1903억원)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신한은행이 1511억원으로 차석을 가져갔다.
두 은행 모두 2017년 거둔 이익에 비해 사회공헌활동이 적었던 곳이다. 국민은행은 사회공헌 비용으로 850억원, 신한은행은 755억원을 환원하며 눈총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1년 사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며 시중은행 중 모범생으로 거듭난 것이다.
실제 국민은행은 규모 뿐만 아니라 전년대비 증가율 부문에서도 월등했다. 국민은행의 사회공헌비 증가율은 124%를 기록했다. 순익대비 사회공헌 비율도 9.52%로 6대 은행 중 농협은행 다음으로 높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청소년 멘토’와 ‘전통시장 사랑나눔’과 같은 지역사회 공익사업을 비롯해 미소금융과 새희망힐링펀드, 일자리 창출펀드 등 서민금융지원을 늘렸다. 이밖에도 도서관 건립과 공익재단 출연 등 학술교육, 환경 분야에서 사회공헌을 확대했다.
신한은행도 국민은행을 바짝 추격했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사회공헌 총액은 1511억원으로 2017년 755억원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순익대비 사회공헌비율은 국민은행의 뒤를 이은 8.46%를 기록했다.
7년째 사회공헌 분야 왕좌를 지켰던 농협은행은 3위로 밀렸다. 다만 당기순이익 대비 공헌 비율은 경쟁은행을 압도했다.
농협은행이 지난해 거둔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비율은 13%를 웃돌았다. 농협은행의 사회공헌 활동비용은 2017년 1093억원, 2018년 1478억원으로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을 환원했다.
특히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위한 정책자금대출 지원, 경영컨설팅을 통한 농식품기업 지원 등 농민을 위한 지킴이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반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전년 대비 사회공헌액이 각각 9억원, 11억원 감소했다.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비율은 농협은행(13.05%)이 가장 높았고, 국민은행(9.52%), 신한은행(8.46%), 기업은행(7.83%), 우리은행(5.85%), KEB하나은행(5.72%)이 뒤를 이었다.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이 늘어난 배경은 정부의 서민금융지원 확대 정책에 부응한 영향이 크다.
은행권은 ‘포용적 금융-생산적 금융’이 정착될 수 있도록 창업과 고용창출, 사회적금융 지원 등을 통해 상생동력 발굴과 사회적책임 이행을 위해 앞장서 왔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확대에 기여하고자 은행권 일자리 펀드, 일자리기업 협약보증, 은행권청년창업 재단 지원 등 5000억원 규모의 은행권 공동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서민지원도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이 새희망홀씨 등 서민대출에 쓴 금액은 4조1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6635억원)늘었다.
이 가운데 6대 은행이 3조4190억원을 차지해 주를 이뤘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8086억원)이 가장 많았고 KEB하나은행(6392억원), 우리은행(6210억원), 국민은행(6099억원), 기업은행(3836억원), 농협은행(3567억원) 순이었다.
은행권은 노사 공동으로 2000억원 규모의 ‘금융산업공익재단’ 설립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 취약계층 지원 사업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