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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솥 양강 쿠쿠전자와 쿠첸이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 업계 1·2위로 시장을 양분하는 두 업체지만, 가정간편식(HMR)·외식 위주의 식문화 변화로 최근 제품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두 회사의 실적은 나란히 주춤했다.
쿠쿠전자는 올 상반기 25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2404억원)와 약 4% 증가했지만, 매출 증가 폭이 몇 년 전과 비교해 더뎌졌다. 영업이익은 전년(369억원)대비 3.5% 감소한 356억원(지주사 쿠쿠홀딩스 기준)으로 집계됐다.
영업익 하락엔 IH 밥솥 등 고가 제품 매출 감소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1511억원) 62%였던 IH밥솥 매출 비중은 올 상반기(1474억원) 58%로 떨어졌다. 70~80만원 대의 IH 밥솥은 쿠쿠전자의 밥솥 수익 대부분을 담당하는 고가 제품이다.
생산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쿠쿠전자의 올 상반기 월 평균 밥솥 생산량은 전년과 비교해 18% 감소한 18만6600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엔 월 평균 22만9380대의 제품을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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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쿠첸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올 상반기 쿠첸은 14억원의 손실을 내 적자로 전환했다. 상반기 매출은 10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43억원)과 비교해 약 8% 줄어들었다. 홈쇼핑 등 주요 채널에서의 판매량 감소 영향을 받았다.
쿠첸도 제품 생산량을 줄였다. 쿠첸의 올 상반기 월평균 밥솥 생산량은 4만1000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2000대)과 비교해 약 21% 감소했다.
실제로 밥솥 수요 관련 지표인 국내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 2010년 72.8kg였던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지난해 61kg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인당 쌀 소비량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1.9%씩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양 사는 밥솥을 대신할 새 먹거리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쿠쿠는 최근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렌탈 사업을 위해 별도법인 ‘쿠쿠홈시스’를 운영하고 있다. 쿠첸은 사내 신(新) 사업팀을 통해 유아가전, 전기레인지 등 새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밥솥 시장의 경우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내수 시장에서의 신규 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라며 “두 회사의 신사업 아이템 발굴은 지속적인 성장 측면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