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경영정상화 계획 목표 설정 부적정"
  • ▲ 서울보증보험에 대한 조정영업이익 목표설정.ⓒ감사원
    ▲ 서울보증보험에 대한 조정영업이익 목표설정.ⓒ감사원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투입기관에 대한 부실한 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낮은 경영 목표설정과 부실한 관리로 공적자금 회수 지연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예보는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보증보험에 공적자금 10조2500억원을 투입했으나 회수율이 36.5%에 그친 상태다.

  • ▲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뉴데일리
    ▲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뉴데일리
    2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감사원은 올 하반기 예금보험공사 위성백 사장에게 서울보증보험이 실질적인 경영 효율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정수준의 경영목표를 설정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공적자금 투입 기관의 과도한 복리후생제도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2018년 경영관리실태 감사에서 예보는 보험료 등 수입 목표 설정 과정에서 과거 성장률 등 추세를 적절히 반영하는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매년 한국은행 등이 예측한 경제 성장률을 적용해 성장세를 추정한 내용이 드러났다. 서울보증보험의 직전연도 실적이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했는데도 목표치를 직전연도 실적보다 낮게 설정해준 것이다. 

    또한 인하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보험료율 조정에 따른 수입감소를 추정, 반영해 작성된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재무목표를 설정해왔다. 보험료율 인하로 인한 경과 보험료 감소액을 과다 산정하는 방식으로 경과보험료 수입 목표를 낮게 설정했다는 것. 반면 지급 경비는 높게 설정해 서울보증이 어려움 없이 경과 지급 경비비율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끔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서울보증보험의 현재 가치는 3조463억원에 불과한데다 보증시장이 개방될 경우 가치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주식 매각을 통한 공적자금 회수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목표설정 및 실적 산출 방식 문제를 검토해 실질적인 경영효율화가 이뤄지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관에 대한 경비 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보는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복리후생비 등 경비집행 계획서를 받지 않았다. 이는 서울보증의 방만한 경영을 방지하지 못한 사례로 공적자금 회수가 지연될 우려가 크다는 게 감사원 지적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 서울보증은 임직원에 대해 연간 한도 없이 의료비를 지원해왔다. 임직원 가족에 대해서는 연간 500만원 한도로 의료비를 지원해 2015년부터 2018년 11월까지 임직원 및 임직원 가족 의료비로 13억5896만원이 집행됐다.

    공공기관의 경우 의료비를 선택적 복지비에 통합해 운영하며 직원의 업무와 관계없는 질병이나 직원 가족에 대한 의료비를 지원하지 않도록 돼 있다.

    또한 공공기관은 소속직원만 대상으로 건강검진비를 지원하는데 서울보증은 임원 배우자에게 1인당 273만원까지 건강검진비를 지원하고 직원 배우자의 건강검진비도 예산으로 지원했다.

    근거 규정 없이 임원들에게도 매년 근로자의 날 행사비 명목으로 1인당 현금 50만원을 직원들과 같이 지급하기도 했다.

    그간 예보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방만한 관리 감독으로 공적자금 투입 기관의 부실경영을 방조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목표 설정과 더불어 이행 여부를 감독해야 하지만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적을 받은 후에야 뒤늦게 개선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예보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감사원의 지적을 예상하고 선제 반영해 조정영업이익 목표부여시 반영하지 않은 출자전환주식매각 이익 등 비경상요인은 제외하기로 했다”며 “복리후생제도 관련 내용은 패널티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