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변종 마약 액상 대마 카트리지 밀반입한 혐의로 인천지검에 입건지주사 지분을 확보로 경영권 승계 작업 본격화… 향후 추가 확보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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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씨가 마약 밀수로 적발되면서 향후 경영권 승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이씨가 CJ 지주사 지분을 처음으로 확보하면서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전망이 나온 만큼, 이번 일로 인한 파장이 경영권 승계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일 해외에서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 수십여개를 밀반입한 혐의로 인천지방검찰청에 입건됐다. 미국에서 항공기를 타고 전날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씨는 항공화물 속에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숨겨 들어오다 공항세관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본인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며, 마약 투약 간이검사 결과에서도 대마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이씨는 진술서를 작성한 뒤 귀가했다.
이씨가 갖고 들어온 액상 대마 카트리지는 고순도 변종 마약으로 현재 마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SK그룹과 현대그룹 창업주 손자들이 투약한 것과 같은 종류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SK그룹 3세 최 모씨와 현대가 3세 정 모씨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1000만원을 구형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6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CJ 관계자는 "해당 사실은 언론 보도를 보고 인지했다"면서 "이씨가 현재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으로 CJ제일제당에서 CJ그룹 승계를 위한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처음으로 지주회사 지분을 확보하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CJ그룹은 앞서 지난 4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부문과 IT부문 법인을 인적분할하고, IT부문을 CJ주식회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가 갖고 있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이 지주사 지분과 교환되면, 이 씨는 CJ 지분 2.8% 확보하게 된다. 이 부장의 누나인 이경후 CJ ENM 상무도 CJ 주식 1.2%를 보유한다.
지난달에는 CJ주식회사가 처음 발행한 신형우선주가 증시에 상장되면서 경영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는듯 했다. 신형우선주 발행으로 이씨가 보다 저렴한 가격에 지주사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지주사 CJ는 CJ그룹 정점에서 80여개 계열사를 지배한다. 최대주주는 이재현 회장으로 지분 42.07%을 보유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7.48%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번 혐의가 확정되면 경영권 승계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씨가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주사 지분을 늘리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번 일로 인해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에선 CJ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 주된 이유로 승계 이슈를 꼽기도 했다. 그간 CJ그룹 오너 일가에 유리하게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기 위해선 지주사 주가가 하락해야 한다는 논리가 있었다.
한편, 이씨는 미국 콜럼비아대에서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CJ제일제당 사원으로 입사,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 최근 식품전략기획 1팀으로 소속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