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관심을 끌 변화 없어올해 판매량 전년比 8.3% 감소 전망부품 공급사도 4분기 실적 급락 우려
  • ▲ 아이폰11 시리즈 이미지. ⓒ애플
    ▲ 아이폰11 시리즈 이미지. ⓒ애플
    애플의 신작 아이폰이 이번에도 '혁신을 잃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이례적으로 이전 모델보다 가격을 내리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지만 판매량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폰의 부품 공급사들도 4분기 들어 실적이 급락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신규 아이폰11 시리즈 판매량에 대한 전망치는 당초 7500만대 이상에서 최근 7000만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올해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8.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18%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애플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아이폰11 ▲아이폰11 프로 ▲아이폰11 프로 맥스 등 세 가지 모델을 공개했다. 하지만 카메라 갯수가 늘어난 점 외에는 이전 모델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혹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1200만화소 광각, 망원, 초광각으로 구성된 후면 트리플 카메라는 '인덕션' 디자인이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미국 CNBC는 "애플의 새 아이폰은 누구도 놀라게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보다 성능은 더 좋아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차이를 알아채지도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브스도 "역시나 여러 개의 카메라가 탑재되긴 했지만, 아이폰11에 5G가 있나? 접히는가? 가격이 적당한가? 물론 아니다"라면서 "애플은 더이상 혁신적이지 않다. 그저 매년 같은 기술을 거듭 업데이트하며 소비자를 가둬놓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아이폰이 최근 들어 미중 무역분쟁 여파와 화웨이의 성장으로 주요 시장 중 한 곳인 중국 점유율이 추락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이번 신제품 역시 '혁신' 부재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가격이다. 아이폰11, 아이폰11 프로, 아이폰11 프로 맥스로 가격은 각각 699달러, 999달러, 1099달러다. 아이폰11의 경우 이례적으로 이전작인 아이폰XR보다 50달러 저렴하게 내놨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행사에서 가장 놀라운 발표는 아이폰 가격을 낮춘 것"이라며 "가장 싼 제품에 별도의 브랜드를 붙이던 마케팅 전략에서 비싼 제품에 다른 브랜드를 붙이는 전략으로 변화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신모델의 가격을 낮춘 사례는 없었다"며 "스마트폰 시장의 성숙도를 여실히 말해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폰11 시리즈의 전망이 어두운 만큼 아이폰의 부품 공급사들의 실적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아이폰이 출시되는 3분기의 경우 초도물량 생산에 주력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4분기부터 신제품 효과가 점차 사라지기 때문이다.

    국내 애플 공급사는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이 대표적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미 전략 거래선의 스마트폰 신모델에 트리플 카메라 공급으로 전년 대비 평균공급단가(ASP) 상승이 기대되지만, 4분기에는 전략거래선 스마트폰 판매 둔화 우려가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신작 아이폰은 루머로 돌았던 주방가전 인덕션 모양의 카메라 디자인이 실제로 드러나면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며 "부품 공급사들은 일단 생산에 주력하기 때문에 3분기 실적이 양호하겠지만, 신제품 효과가 점점 짧아지는 추세인 만큼 4분기 실적 급락 가능성은 크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