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13차 교섭 진행…임금 관련 집중 논의지난주 교섭서 사측 성과급 제시…노조 "수용 불가"하반기 실적 불투명…임단협, 수요가 가격협상 풀어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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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하반기 경영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철광석, 강점탄 등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자동차강판, 후판 등 실수요가와 가격협상은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다.

    허리띠를 바짝 조여야 하는 상황에서도 노조는 임금 인상을 주장하며 회사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임단협을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올해 남은 기간 현대제철이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단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충남 당진제철소에서 13차 교섭을 진행한다. 오늘 교섭에서는 지금껏 논의하지 않았던 임금 인상을 놓고 양측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앞서 지난 19일 열린 12차 교섭에서는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당시 사측은 임금에 대해서는 별다른 안을 내놓지 않은 채 성과급 150%+250만원만 제시했다. 현대제철이 올해 6월 19일 임단협 교섭을 시작한 이후 3개월만에 처음 내놓은 안이었다.

    노조는 사측 제시안에 대해 "1차 제시안을 냈다는 의미만 받겠다"며 "차기 교섭에서 임금, 성과급, 6대 별도 요구안에 대해 우리 요구에 맞춰 안을 제시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정년연장(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연계) △차량지원세제 경감 방안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받아들이기 어렵단 입장이다. 가뜩이나 하반기 실적에 먹구름이 낀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를 수용했다간 경영부담이 커질 수 있단 우려에서다.

    현대제철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5% 대폭 감소한 4451억원에 그쳤다. 철광석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원료가격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제대로 전가하지 못한 결과다. 지난 7월 철광석 가격은 톤당 120달러까지 치솟으며, 최근 5년간 최고 수준을 나타낸 바 있다. 

    하반기 실적도 비상이다. 가격 인상이 시급한 조선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중공업 등 조선사들과 상반기 협상을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동결로 마무리하며 가격 인상에 실패했다.

    현대·기아차와의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에서도 인상을 끌어낼 지 미지수다. 현대제철은 연간 550만톤 수준의 자동차강판을 모기업인 현대·기아차에 공급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가격 인상에 실패하면 상승한 원가를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는 곧 실적 악화의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철광석, 강점탄 등 원부자재 가격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중국 철광석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6달러 오른 톤당 9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톤당 85달러까지 떨어졌다 다시 한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실수요가와의 가격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노조와의 갈등은 현대제철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여러모로 상황이 좋지 않다. 안에선 노조와 밖에선 수요가들과 협상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에 하반기 성적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