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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L파트너스가 인수한 롯데손해보험이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하면서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 기관 출신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다음달 10일 전 금융위원장 출신인 신제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과 기재부 차관을 지낸 박병원 한국 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윤정선 국민대학교 경영대학교수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사외 이사 3명 중 2명이 정부 부처 출신의 ‘관피아(관료+마피아)’인 셈이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재정경제부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1차관, 4대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활동 중이며 HDC 사외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롯데손보 사외이사로 선임 되면 사외이사를 중복으로 맡게 된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은 7대 재정경제부 제1차관 출신으로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11대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사내이사로는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의 최원진 전무를 선임할 예정이다. 최원진 전무 역시 재정경제부와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2015년 JKL파트너스에 합류했다. 최 전무는 롯데손보 인수를 진두지휘한 인물로 관련 법령 파악 등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전무는 롯데손보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JKL파트너스 설립 멤버인 강민균 부사장은 롯데손보의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된다.
앞서 지난 5월 JKL파트너스는 롯데지주로부터 롯데손보 지분 53.49%를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지주는 공정거래법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계열사 지분을 정리한데 따른 결과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지분을 매입하고 지난 7월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관피아 출신들이 롯데손보 주요 자리를 꿰차면서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새 주인이 될 JKL파트너스가 3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단행 계획도 밝힌 만큼 승인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이 롯데손보와 새 주인인 JKL파트너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 승인 전 롯데손보 사외이사를 관료들로 채운 것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승인을 압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금융당국 출신들이 롯데손보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방패막이가 되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27일 오후 안건검토 소위원회에서 JKL파트너스의 롯데손보 대주주 적격성 승인 심사 안건을 논의했다. 소위원회는 논의를 통해 다음달 2일 정례회의에 관련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