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초로 전 사업장 가동 멈춰당진제철소 쇳물 7만톤 포함 철근·형강 등 전 제품 생산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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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국내 전 사업장이 16일부터 이틀간 가동을 멈춘다. 올해 처음으로 뭉친 노동조합 5개 지회가 2019 임단협 교섭 불발로 총 파업에 나서면서다.

    노조 파업으로 현대제철 국내 모든 사업장 가동이 중단되는 것은 창사 이후 최초다. 이틀간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철근, 형강, 자동차강판, 후판 등 전 제품군에 걸친 생산차질로 1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당진, 인천, 포항, 순천 등 전 사업장에서 16일 오전 7시부터 48시간 총 파업에 돌입한다.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는 당진제철소에서 5지회 조합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19임투 승리를 위한 총력투쟁 결의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3일 현대제철 노조는 10월 16일부터 총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 알렸다. 파업일로부터 약 2주 앞선 시점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10일 교섭에서 진전이 있을 경우 노조가 파업을 철회할 수도 있단 전망이 나왔다. 노조 역시 10일 한 차례 협상을 감안해 미리 발표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0일 협상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미 안을 제시한 사측이 이날 교섭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사측의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질타하며, 16일로 예고한 총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사 양측은 상여금 분할 지급에서 최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사측은 두달에 한번씩 주는 상여금을 매달 지급함으로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해간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상여금 지급 시기는 그대로 두되 기본급 인상을 통해 최저임금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금 협상에 앞서 이 대목에서 노사 양측 의견이 상충되며 교섭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총 파업을 선언하며 현대제철은 국내 전 사업장 가동이 멈출 위기에 처했다. 창사 이래 최초다.

    매년 임단협 교섭이 불발되면 노조가 파업을 하는 경우는 가끔 있었다. 실제 지난해 10월에도 당진제철소에서 파업이 있었지만, 현대제철은 그 기간 설비보수를 진행하며 영향을 최소화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금속노조 산하에 충남지부, 포항지부, 인천지부, 광전지부, 충남지부 현대제철 당진(하)지회 등 5개 지회로 나눠져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각 사업장마다 임단협 교섭을 따로 진행해 왔다. 따라서 교섭이 불발되더라도 해당 사업장만 파업에 돌입해 파급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현대제철 노조 5개 지회가 올해 임단협을 시작하기 전 하나의 교섭체계를 구축하는데 합의한 것이다.

    교섭 전부터 5개 지회가 뭉친 노조가 단체행동에 들어갈 경우 현대제철 국내 전 사업장 가동이 멈출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고 현대제철은 생산차질로 4분기 실적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당진제철소 일일 쇳물 생산량은 3만6000톤 수준이다. 하루 매출은 500억원 정도다.

    노조가 48시간 파업을 결정하면서 당장 쇳물만 7만톤 이상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쇳물 7만톤을 열연제품 가격(톤당 70만원)으로 환산하면 대략 490억원 정도다.

    하공정인 냉연강판 생산 차질도 불가피하다. 여기에 전기로에서 생산되는 철근, 형강까지 더해지면 1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빚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안그래도 어려운 시기에 노조 파업으로 더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며 "파업으로 인한 손실로 4분기 실적 역시 먹구름이 끼였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국내에 당진제철소, 인천공장, 포항공장, 순천공장, 울산공장, 예천공장 등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