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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쉐보레 뉴 말리부는 3가지 엔진을 갖췄다. GM 최초로 적용한 1.35 가솔린 터보를 비롯해 1.6 디젤, 2.0 가솔린 터보 등이다.
기자가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뉴 말리부 2.0 가솔린 터보의 최상위 트림인 퍼펙트 블랙으로, 가격은 3279만원이다. 출시 당시 다운사이징된 1.35 가솔린 터보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2.0 가솔린 터보의 매력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뉴 말리부는 2016년 신형이 출시된 이후 지난해 11월 부분변경이 이뤄졌다. 구형에 비해 확연히 진화했다.
우선 디자인 측면에서는 세련되고 트렌디하게 탈바꿈했다. 넓어진 듀얼포트 크롬 그릴과 LED 헤드램프가 눈길을 끈다. 뒷태 역시 LED 테일램프로 스포티함을 극대화했다.
내부는 첨단 비행기 조종석을 연상케 한다. 쉐보레 시그니처 디자인인 듀얼 콕핏 인테리어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8인치 디지털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다양한 주행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뉴 말리부의 동력성능은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6.0kg·m의 성능을 자랑한다. 구형 2.0 가솔린 말리부가 141마력과 18.8kg·m 토크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물론 터보라는 점에서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이는 실제로 주행에서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시승을 위해 선택한 코스는 광명~가평으로, 왕복 약 180km이다.
엑셀을 천천히 밟으면서 뉴 말리부 2.0 가솔린 터보를 느끼기 시작했다. 가솔린 특유의 부드러움과 민첩함이 바로 나타난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속도를 올리자 터보의 진면목이 발휘됐다. 추월 가속도가 탁월하며, 경사가 있는 언덕에서도 빠르게 내달리는 것이 아주 만족스럽다. 구형 2.0 가솔린에서는 느낄 수 없던 모습이다. 다소 묵직하게 느껴졌던 움직임이 새롭게 탈바꿈한 것이다.
민첩하고 강력해진 것 못지 않게 안정적인 밸런스도 유지한다. 코너링에서도 쏠림 현상 없이 매끄럽게 빠져나온다. 진동이나 소음도 크게 개선돼 안락하고 편안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예민한 안전사양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전방충돌 경보시스템이 앞차와의 간격이 좁혀지거나 충돌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운전석 앞에 설치된 경고등이 깜빡이고 경고음도 켜진다. 순간 정신이 번쩍 날 정도로 경각심을 준다. 다만 너무 예민한 탓에 오히려 운전자를 불안하게 하는 측면도 있어서다.
내비게이션은 작동법이 불편하고 그래픽 디자인의 완성도가 떨어져 길찾기가 어려웠다. 속도위반 카메라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곳도 있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