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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입차업체들이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만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낙연 총리가 오는 24일 아베 총리와 만나기로 한 가운데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브랜드가 이번 만남을 통해 한일 갈등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일갈등으로 판매 급감에 큰 어려움을 겪는 일본차 브랜드들은 이번 면담이 얼어붙은 한일관계를 녹여낼 수 있는 변곡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21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이낙연 총리는 오는 22일 나루 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다. 이 총리는 방일 마지막날인 24일 아베 총리를 만나 한일관계에 대해 논의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토요타코리아, 혼다코리아, 한국닛산 등 일본 수입차 브랜드들은 양국 총리의 만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속되는 한일갈등으로 일본차 판매가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이 총리의 이번 방일이 한일관계 반전의 계기가 되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실제 일본차 판매는 올 7월 한일갈등이 격화한 이후 지속 감소하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일본차 전체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9.8% 급감한 1103대에 그쳤다. 8월 1398대가 팔리며, 56.9% 감소폭을 보인 일본차 판매는 여전히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차는 지난 6월에만 해도 3964대에 팔리는 등 내수에서 선전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며, 내수 판매는 2674대로 급감했다. 여전히 경색된 한일관계로 인해 이달에는 올해 처음으로 1000대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일본차 브랜드들은 이같은 상황에 답답함을 내비치고 있다. 철수설이 불거진 한국닛산은 사업 구조조정까지 검토 중이다. 전국 20개의 대리점과 17개의 서비스센터를 판매 규모에 맞춰 줄이겠다는게 골자다.
한국닛산은 지난달 30일 "닛산이 사업 운영을 최적화해야 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 사실"이라며 "기존의 사업 운영 구조 재편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고, 한국닛산의 사업 파트너사들과 함께 다시금 건전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차량을 판매하고 인센티브를 가져가는 일본차 소속 딜러들이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닛산의 일부 딜러사는 영업사원을 다른 브랜드로 전보 발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일본차 브랜드들이 직접 나서서 호소하기도 힘든 분위기다. 과거사가 얽힌 한일문제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이들이 그 누구보다 양국 총리의 이번 면담에서 결실을 맺기를 고대하는 이유다.
일본차 브랜드 관계자는 "무작정 시간이 흘러 이 사태가 해결되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며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이 더 답답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총리간 만남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며 "한일관계가 풀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