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HD현대 '팀 코리아' … 현대차·LIG·대한항공까지 총동원TKMS, 광물·AI·배터리 묶은 수십억달러 투자 패키지 제시K방산, 번번이 독일과 정면 승부… 유럽 방산 블록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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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오션이 캐나다 정부에 제안한 장보고-Ⅲ 잠수함 ⓒ한화오션
캐나다가 추진 중인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이 단순한 방산 수주전을 넘어 국가 단위 산업 패키지 경쟁으로 확전되고 있다. 최대 12척, 총사업비 60조원 규모로 거론되는 이 사업에서 독일이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전면에 내세우자, 한국도 한화오션과 HD현대 컨소시엄을 핵심 축으로 항공·자동차·체계 업체까지 묶은 '팀 코리아' 전략으로 맞대응하는 형국이다.◆ 잠수함 경쟁력 → 캐나다 산업 발전 기여로 전환2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한 프로젝트다.캐나다 해군은 태평양·대서양·북극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장거리·장기 작전 능력을 갖춘 비핵 잠수함을 요구해왔다. 초기 단계에서는 대형 잠수함을 안정적으로 건조·인도해온 한국의 KSS-III 계열이 캐나다 요구 조건에 부합한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실전 배치 경험과 납기 신뢰도,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한국 쪽이 상대적으로 앞선다는 시각이 많았다.그러나 사업의 무게중심은 기술 성능 중심에서 경제효과로 이동했다. 캐나다 정부가 잠수합 도입의 조건으로 한국기업의 현지투자와 기술이전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다. 잠수함 성능 뿐만 아니라 현지 일자리 창출과 투자, 공급망 이전, 장기 산업 협력이 결합돼야 한다는 메시지가 분명해지면서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캐나다 국가 기간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경쟁 성격이 바뀌었다.이 틈을 파고든 쪽이 독일이다. 한화오션·HD현대와 함께 숏리스트에 오른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는 212CD급 잠수함 제안과 별도로 희토류·광물 개발, 인공지능(AI),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 등 비방산 분야까지 포괄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를 캐나다에 제시하고 있다. 잠수함 수주를 매개로 독일과 유럽 산업 생태계 전반을 캐나다와 엮겠다는 구상이다.TKMS는 세계 최대 비핵 잠수함 제작사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재래식 잠수함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번 사업에는 노르웨이와 공동 개발 중인 212CD급 잠수함을 앞세워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독일 민간 우주기업 이자르에어로스페이스의 캐나다 투자와 폭스바겐 배터리 자회사의 현지 생산공장 설립 구상까지 패키지에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방산 공급을 넘어 우주·첨단기술 산업까지 연계하겠다는 전략으로,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유럽 산업 블록의 북미 확장판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특히 독일 정부도 경제부·국방부·총리실이 논의에 관여하며 사실상 국가 대항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
- ▲ 한화그룹이 26일(캐나다 현지 시간)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캐나다 철강, AI, 우주 분야 기업 5곳과 전략적 투자 및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
◆ 팀 코리아, 캐나다 협력 범위 넓힌다한국도 전략을 틀었다. 한화오션과 HD현대를 중심으로 한 조선 축에 항공·자동차·방산체계 기업까지 결집시키는 방향으로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토론토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정부 특사단과 함께 집결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강훈식 비서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도 캐나다로 급파돼 한국-캐나다 산업협력 포럼에 참석해 양국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포럼 현장에서는 미래 모빌리티와 첨단 산업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철강, 저궤도 위성 등 분야에서 총 6건의 업무협약이 이뤄졌다. 한화오션은 알고마 스틸과 철강 분야에서,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위성 사업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미래 핵심산업인 수소 에너지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이차전지와 핵심광물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해 포스코퓨처엠 엄기천 사장, 에코프로이노베이션 김윤태 사장, 고려아연 정무경 사장 등도 캐나다에 동행했다.방산 부문에선 LIG넥스원 이현수 부사장도 참석해 체계·무장 기업들의 역할도 거론된다. 대한항공은 캐나다 봄바디어의 Global 6500을 이용해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을 진행하게 되는데 향후 캐나다산 군용기 도입 확대 등을 검토할 가능성도 뒤따르고 있다.◆ 번번이 독일과 경쟁… 유럽 블록화 북미까지 덮치나우리 정부가 고위급 대표단을 캐나다에 파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잠수함 사업을 방산 수출이 아닌 산업·외교·경제를 아우르는 프로젝트로 보고, 정부와 기업이 동시에 움직이는 '원팀' 구도를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독일이 유럽 차원의 산업 패키지를 들고 나왔다면, 한국은 기술 경쟁력에 국가 단위 협력 모델을 얹는 전략이다.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은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맞닥뜨려온 독일과의 경쟁 구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럽연합(EU)이 공동조달과 역내조달을 축으로 방산 산업을 묶는 이른바 ‘유럽 방산 블록화’가 제도적으로 작동하면서 수출 경쟁력을 키워왔다. K방산 기업과도 지상, 방공 수출전에서 번번이 충돌해왔다.전차 시장에서는 현대로템의 K2가 독일 레오파르트2 계열과 경쟁했고, 자주포 분야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이 독일 PzH2000과 맞붙었다. 방공 분야에서는 독일 주도의 ‘유럽 스카이쉴드(ESSI)’ 구상이 본격화되며 IRIS-T를 중심으로 한 유럽 연합 방공 체계가 구축되고 있다.한국 방산 기업들은 개별 플랫폼 경쟁에서는 성과를 냈지만, 독일은 유럽 단위 조달·운영 프레임을 앞세워 대응 수위를 끌어올려왔다.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이런 유럽 방산 블록화가 북미로 확장될 수 있는 시험대로 평가된다.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더 이상 함정 한 척을 파는 문제가 아니라, 어느 나라가 더 큰 산업 그림을 제시하느냐의 싸움"이라며 "독일식 유럽 블록 패키지에 맞서 한국형 원팀 전략이 얼마나 설득력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 ▲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6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캐나다로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