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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코오롱생명과학 임원 2명이 구속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코오롱생명과학이 한숨 돌리게 됐지만 여전히 암초가 산적해 있다.
5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의 김모 상무와 조모 이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국내 법원이 일본 제약회사인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의 144억원 규모의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4일 코오롱생명과학 김모 상무와 조모 이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어 "범죄 혐의 소명 정도, 수사 진행 경과, 수집된 증거 자료의 유형·내용, 관련 행정소송·행정조사 진행 경과, 피의자들의 지위·업무 현황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강지성)는 지난달 30일 이들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인보사 의혹 수사에 착수한 지 약 5개월 만에 이뤄진 첫 구속영장 청구였다.
이번 영장 기각으로 인해 검찰 수사가 차질을 빚게 됐다. 영장 기각 사유가 제출된 자료만으로 피의자들의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기 때문에 본안 수사에서도 검찰 측이 불리해질 수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으로서는 임원 2명이 구속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한숨 돌리게 됐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검찰 측이 이들 임원 2명의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국내 법원들이 미쓰비시다나베의 144억원 규모의 가압류 신청을 인용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서울남부지방법원과 대구지방법원, 청주지방법원은 각각 코오롱생명과학의 마곡동 본사, 김천 2공장, 충주·음성공장에 대한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의 144억원대 가압류 신청을 인용했다. 국내 법원 3곳이 코오롱생명과학의 자금이 고갈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미쓰비시다나베는 지난 2016년 11월 코오롱생명과학과 5000억원 규모의 인보사 일본 내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가 2017년 12월 계약 파기를 요구한 일본 제약사다. 미쓰비시다나베는 지난해 4월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국제상업회의소(ICC)에 250억원 규모의 계약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계약금 반환 소송 과정에서 미쓰비시다나베가 코오롱생명과학에 요청해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2017년에 이미 인보사의 성분 변경을 코오롱티슈진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더구나 최근 진행된 행정소송에서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 성분 변경에 대해 인지한 시점이 2004년이었을 수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코오롱생명과학이 불리해지게 됐다.
지난달 31일 열린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처분 행정소송의 첫 변론기일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법원에 제출한 연구노트가 수면 위에 오른 것이다. 해당 연구노트는 코오롱티슈진이 작성한 것으로, 지난 2004년 인보사 마스터셀뱅크(MCB) 구축 이후 PCR 검사 등을 통해 인보사에서 GP2-293 세포가 검출됐다는 게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코오롱생명과학이 식약처를 상대로 인보사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행정소송의 다음 변론기일은 내달 9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